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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장 결혼 초대장

박지환이 윤서아와 결혼을 하는 거였다. 임신을 했는데도 박지환이 윤서아한테 향하는 마음을 접게 하지 못했으니 남들 눈에서 무시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뱃속의 아기가 박지환의 아기가 아니었더만 그 하인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요?” 마음속으로 미리 준비를 했던 탓인지 그닥 놀라지 않은 민서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박지환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의 말 들을 생각하고 나니 다소 황당하고 터무니가없었다. “내 마음속엔 오직 너 하나야.” “그럼 축하해야겠네요. 근데 지금은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게 적당한 시기는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결혼식은 못 볼 것 같아요.” 말을 마친 민서희는 청첩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윤서아는 민서희의 얼굴을 유유히 쳐다보며 질투가 서려 있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지금은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게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니 무슨 말이에요? 감금됐어요?” 민서희는 눈빛이 흐려졌고 윤서아는 입꼬리를 올렸다. “민서희 씨도 참 불쌍해요. 지환 씨의 아기도 가지고 내가 기회도 줬는데 끝내는 마음을 못 잡았네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지환 씨의 아내되는 사람으로서 나하고 지환 씨를 위해 낳아준 아이는 잘 돌보도록 할게요.” 말을 마치고 윤서아는 다시 청첩장을 민서희의 손에 쥐어준 뒤 훌쩍 떠났다. 하인들은 황급히 배웅하러 나가면서도 민서희의 심정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민서희는 초대장을 만지작거리며 옛날 일들이 걷잡을 수 없이 떠올랐다. 그녀가 크고 작은 일에 신경을 기울이며 엄청 화려하게 꾸미고 나타났는데도 박지환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마치 절차를 밟는 사람처럼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아내라 부르며 연기를 했었다. 신혼 첫날밤 윤서아 옆에 간 그를 그녀는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은 언변도 영활하고 똑똑해진 그가 그녀를 필요로 하니 사랑한다는 한마디로 하마터면 속일 뻔했다. 민서희는 청첩장을 버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 돌아온 은서경의 눈빛에는 피곤함과 허탈감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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