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2장 나한테 시간을 줘

박지환은 침묵에 잠겼고 민서희는 손끝을 움켜쥐고 얼굴을 돌렸다. 가는 길 고요한 기운만이 맴돌던 차가 저택 앞에 도착하자 하인들이 마중을 나왔다. 차에서 내리기 전에 박지환이 입을 열었다. “서희야, 내 마음에는 오직 너 한 사람밖에 없어. 나한테 시간을 줘.” 말이 끝나자 박지환은 머물지 않고 운전하여 떠났다. 이번엔 그에게 속는 것도 하찮은 민서희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거실에 거의 도착하려는 그때 은서경이 황급히 마중을 나오주 뒤에서 하인들이 당부했다. “여사님, 오늘 바람도 많이 부는데 더 챙겨입으셔야죠.” 민서희는 그 자리에 멈춰 섰고 은서경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희야, 지환이가 네가 여기에서 며칠 머무른다고 하던데 맞아?” 박지환은 은서경도 속였다. 민서희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은서경은 미소를 지으며 민서희의 손을 잡았다. “잘했어... 이렇게 지내는 것도 오랜만이네. 여기에 모든 게 다 준비돼 있으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 오늘은 보양식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줄게.” 그 후 이틀 동안 민서희는 저택에서 지내게 되었다. 은서경은 온 신경을 민서희에게 쏟았고 하인들도 두말하지 않으니 딱히 적응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헌데 오늘 밖에 나갔다 하인이 은서경에게 묻는 말을 듣게 되었다. “여사님, 도련님 대체 무슨 생각인 거예요. 임신한 민서희 씨를 저택에 데려온 건 그렇다 쳐다 이틀 동안 들여다 보지도 전화도 하지 않았잖아요. 민서희 씨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거 맞나요?” 은서경은 막 호통을 치려다 위층에 있는 민서희를 보고 안색이 확 변하며 하인을 노려본 뒤 얼른 나서서 해명했다. “서희야, 지환이가 바빠서 그래. 한성에 돌아온 지도 얼마 안 됐고 결정을 내려야 할 일들도 많아서...” 민서희는 담담하게 웃었다. “알아요. 이해하니까 마음에 두지 마세요.” 은서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민서희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인이 와서 은서경더러 나와보라 했고 다시 돌아온 은서경은 화에 치밀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