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9장 부모님을 만나다

자신이 했던 일들이 떠오른 박지환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때는 내가 너무 어리석었었어. 다신 안 그래.” 박지환의 진지한 말투에 민서희는 하마터면 사람을 잘못 오해한 줄 알았다. 박지환은 줄곧 스스로가 고고하고 잘났다고 여기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예전에 어리석었다며 인정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이를 위해서 기꺼이 체면을 버려가며 달래고 있는 건가? 민서희는 믿을 수가 없었고 박지환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짧은 시간 안에 날 믿어달라고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오늘 정말 윤서아하고 입구에서 잠깐만 마주친 거였어. 저택에도 들어가지 않았어. 게다가 나하고 어머니가 하는 얘기를 윤서아는 들을 자격도 없고 말이야.” 둘이서 하는 얘기? 눈을 치켜든 그녀가 이 얘기에 관심 있다는 걸 눈치챈 박지환은 민서희의 아랫배에 시선을 돌렸다. “어머니하고 네 임신에 대한 이야기했어.” 쿵... 민서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박지환이 되물었다. “정말 네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아직 마음이 남아서 윤서아를 데리고 자택에 들어간거면 윤서아 앞에서 내가 어머니한테 이 얘기를 했을까?” 그 말에 막연해진 민서희는 박지환이 정말로 윤서아와 연을 맺으면서 다른 한 편으로 자신을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진짜라면 어떻게 임신을 언급했겠는가... “지금 하는 말 진짜예요?” “응. 진짜야.” 박지환은 그녀의 손을 잡았고 힘을 준 손끝에서는 맹세를 표하는 듯했다. “서희야. 내가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 천벌을 받아도 싸고 평생 네 마음을 얻지도 못할 거야.” “그만해요.” 민서희는 고요한 눈빛으로 그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다. 모처럼 기분이 좋아진 박지환은 입을 벌려 그녀의 손끝을 따끔 깨물었다. “마음이 아픈 거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진 민서희는 오늘날의 박지환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교활하고 당해내기도 어렵고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도 뜨거운 눈빛에 바로 녹을 것만 같았다. 박지환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