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0장 와야 할 사람도 오지 말아야 할 사람도 다 왔네요
“민서희 씨, 드디어 오셨네요! 오늘 바람이 거칠어서 여사님이 저희한테 마중 나오라고 하셨어요.”
하인이 막 말을 마치자 옆사람이 팔꿈치로 툭하고 쳤다.
“무슨 민서희 씨야?”
“아, 참.”
그제야 깨달은 듯 하인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사모님,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 호칭을 듣자 호흡이 가빠진 민서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래 세월이 흐른 뒤에도 하인들이 여전히 그녀를 처음처럼 대할 줄 몰랐던 것이다.
박지환의 밋밋한 눈동자에는 칭찬을 더하고 있었고 민서희의 어깨를 감싸며 답했다.
“바람도 춥고 일단 들어가.”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품에 안겨 마당으로 이끌려 가다 거실에 도착하기 전에 집 안에 있던 하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사님,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세요. 도련님하고 사모님더러 문 앞에서 조금 기다리라고 하면 되죠. 밖이 바람도 세고 날도 추운데 이 좋은 날 괜히 추위라도 타면 어쩌려고 그래요?”
“하긴...”
은서경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너무 기뻐서 그래. 오늘 옷차림 어때? 시어머니로 볼 만해?”
하인이 웃음이 터졌다.
“여사님, 사모님 눈이 안 보인 거 잊었어요. 근데 여사님의 진심을 사모님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말만 잘해.”
그 자리에 멈춰 선 민서희는 마치 한 세대를 거른 것만 같았다. 바로 그때 길을 안내하던 하인이 소리를 높여 은서경에게 알렸다.
“사모님 오셨어요!”
은서경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민서희를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얼굴 부상이 회복돼 예전과 다름없는 그녀를 2년이나 함께 지냈는데도 오인했었던 자신이 참 어리석었다.
“서희야...”
은서경은 꽤나 다급했는지 박지환을 재차 불렀다.
“멀뚱멀뚱 서서 뭐 해? 얼른 서희 데리고 들어와야지. 임신도 한 몸이 추운 바람에 감기라도 걸리라?”
박지환이 민서희를 데리고 들어가자 은서경이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서희가 맛보게 내가 끓여놓은 찌개 가져와 봐.”
그녀는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바삐 움직였으나 죄책감과 어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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