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그녀는 이미 모든 걸 잃었어
멈칫하던 은서경은 다시 화를 내며 말했다.
“어디 갔냐고? 당연히 이 집에서 나갔지! 이건 너와 서아 집이야. 그런데 아무 상관도 없는 여자를 왜 여기로 끌어들여? 이미 떠났어!”
“갔다고?”
박지환의 동공이 가늘게 떨렸다.
“그 여자 눈도 안 보여! 어떻게 그렇게 보내!”
홧김에 그녀를 내쫓았지만 생각해 보니 괜히 미안한 감정이 들었던 은서경은 애써 당당하게 말했다.
“눈이 안 보이는데 어쩌라고? 눈이 안 보이지 바보는 아니잖아? 다 큰 성인이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화라도 하겠지.”
박지환은 현기증이 나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가족이나 친구? 민서희에게 가족이나 친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민영매가 죽고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은서경은 오늘 그녀에게 악담을 퍼부었고, 서이준과는 완전히 연락을 끊어버린 상태였다.
민서희의 고집으로는 아마 당장 죽는다 해도 서이준에게 연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 돌아가. 나 그 여자 찾아야 해. 상세한 건 나중에 설명할게.”
박지환은 두려움을 억누르며 급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
윤서아는 창백한 얼굴로 박지환을 불렀다.
“지환 씨!”
그녀는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두 주먹을 꽉 쥐고 박지환을 따라나섰다. 박지환의 긴장한 표정에 그녀는 민서희가 더 얄미워졌다.
“미안해요. 다 내 잘못이에요. 어머님을 막아보았지만 고집을 부리셔서......”
그녀의 빨간 두 눈에서는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다.
“어머님 몸도 안 좋으셔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민서희 씨가 떠나는 걸 보고만 있었어요. 기회를 찾아 전화하려고 했는데 지환 씨가 갑자기 올 줄 생각도 못 했어요. 화내지 않으면 안 될까요?”
윤서아의 눈물 연기에 이민준은 소름이 끼쳤다. 단아하고 착한 여자의 정체가 이렇게 추악했다니, 정말 깜짝 놀랄 일이다.
“네 탓 하는 게 아니야.”
박지환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고 민서희는 옷도 얇게 입고 있었다.
박지환은 윤서아의 손을 조심스럽게 밀어내며 말했다.
“나중에 얘기해. 나 먼저 민서희 찾으러 갈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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