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사모님은 무슨

박지환은 이민준을 시켜 윤서아를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박지환이 다시 병실로 들어왔을 때, 민서희는 넋을 놓은 듯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인기척에 그녀는 다급히 물었다. “지환 씨, 엄마는 언제 만날 수 있어요? 나...... 엄마 보고 싶어요.” 그녀는 비록 이런 몰골을 민영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지만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반드시 만나야 시름이 놓일 것 같았다. “얘기했잖아. 해외에서 요양 중이라고. 시간이 필요해. 한 번 만나는 게 쉬운 줄 알아?” 박지환은 거짓말을 하다 보니 말투도 그리 좋지 않았다. 민서희는 그저 그가 귀찮아서 그러는 줄 알고 더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지환 씨, 걱정하지 말아요. 이혼은 꼭 해줄게요. 난 그저 엄마 못 만나게 할까 봐 그게 두려워서 그래요. 엄마만 만나면 바로 이혼해 줄게요. 이 박씨 가문 사모님 자리, 이젠 놓을게요.” 그녀는 박지환이 하루라도 빨리 민영매를 만나게 해주길 바라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박지환은 안색은 오히려 점점 더 어두워졌다. 박지환은 억지로 화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가자.” 민서희는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3개월간 그녀의 건강은 거의 회복되었다. 그녀는 슬리퍼를 신고 침대 머리를 잡고 일어나 박지환의 도움 없이 병실 앞까지 걸었다. 그 모습에 박지환은 왠지 걱정이 앞서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뻗어 그녀의 손끝을 잡았다. 민서희가 멈칫하자 박지환이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뭐 미련 있어서 이러는 줄 알아? 난 단지 장님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네.” 민서희는 그저 가볍게 웃어 보였다. 박지환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알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은 색안경을 쓰고 두 사람에게 이상한 시선을 보내왔다. 이 “미녀와 야수” 커플은 뭔가 섬뜩한 분위기다. 게다가 두 사람은 깍지를 끼고 있으니 가벼운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두 사람이 병원을 나서자 차 문 앞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