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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다 당신이 자초한 거야

박지환은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꼭 저렇게 자기를 못살게 굴어야 속이 편해?’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의 팔목을 낚아채고 말했다. “밥부터 먹어.” 익숙한 냄새에 민서희는 저도 몰래 구역질이 났다. “내 몸에 손대지 마요!”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박지환의 손에 잡힌 팔목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밥도 먹지 않은 그녀가 어디 힘이 있겠는가. 그녀는 아주 쉽게 박지환의 품으로 끌려들어 왔고 박지환은 그녀의 턱을 부여잡고 화를 냈다. “왜 또 이래?! 나 한 번 위협하고 나니까 두려운 게 없어졌어?” 턱에서 전해오는 고통에 민서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머리를 쳐들었다. “약속했잖아요. 서이준 씨 놔주기로 약속했잖아요! 그러겠다고 했잖아요! 근데 왜 저렇게 만들었어요?” 민서희의 말에 박지환은 잠시 굳어지더니 이래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지금 그까짓 일로 단식하고 날 불러들였어?” 순간, 민서희는 한심함을 느꼈다. 역시 이 남자는 천성이 차가운 남자라 다른 사람의 기분 따윈 하나도 신경 쓸 줄 모른다. “약속했는데 왜 사람을 망가뜨려요? 박지환 씨, 이렇게 모두를 벼랑 끝으로 몰아야 만족스러워요? 거짓말쟁이!” 민서희는 온몸을 떨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박지환은 그녀의 표정에서 그녀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확연히 알아볼 수 있었다. 박지환은 속에서 천불이 날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단식하고 그를 만나겠다고 한다길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윤서아를 버려두고 싱가포르에서 귀국했다. 하지만 날씨 때문에 하루 지체되었고, 그 하루 동안 박지환은 얼마나 초조했는지 모른다. 겨우 비행기를 타고 그녀 곁으로 왔건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온통 서이준 뿐이다. 마치 서이준이 없으면 그녀의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내가 그럴 시간이 있을 것 같아? 난 그 자식 안중에 둔 적도 없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박지환은 화를 내며 말했다. “설령 내가 한 짓이라도 뭐 어때?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렸으면 이 정도는 각오했어야지!” “당신 여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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