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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사랑꾼 나셨네

그는 시선을 서이준에게로 돌렸다. “서이준 너와는 아직 따질 게 많으니까 천천히 얘기하자고. 오늘 네 그 버릇 제대로 고쳐줄게.” 민서희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는 황급히 박지환의 팔을 부여잡고 애원했다. “지환 씨. 왜 이래요? 이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이니까 나 욕하고 때려도 좋아요. 그러니까 상관없는 사람은 돌려보내요.” 그녀의 긴장하고 다급한 표정에 박지환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상관없는 사람?” 박지환은 차갑게 웃었다. “서이준과 도망가려고 품에 안겨 아양을 떨더니 이젠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이 여자 정말 아주 냉정하네? 내가 서이준이라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민서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냉정해? 도대체 냉정한 사람이 누군데.’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자선회의 그 부드럽고 환한 웃음을 짓던 남자는 어디로 간 걸까?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 2년인데, 이 남자는 나한테 한 치의 감정도 없었던 거야? 내각 착각한 거야?’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지환 씨. 다시는 만나지 않을게요. 연락도 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놓아줘요.”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민서희는 박지환 앞에 무릎을 꿇더니 애처롭게 그의 옷깃을 잡고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그 모습에 서이준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경호원이 잡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민서희, 일어나! 이 악마 같은 자식에게 왜 애원해! 이 자식은 그럴 자격 없어!” 두 남녀의 모습에 박지환은 손뼉을 칠 뻔했다. “아주 사랑꾼 나셨네. 이러고 보니 정말 내가 나쁜 새끼가 됐잖아? 죽고 못 사는 두 사람을 생생히 갈라놓으려 하다니.” 박지환의 말투에 민서희는 소름이 돋았다. 박지환은 분노를 참을 수 없을 때 어금니를 깨물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 “지환 씨, 지환 씨!” 그녀는 박지환의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박지환의 차가운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아직도 차에 안 태우고 뭐 하는 거야? 내가 직접 데려가야겠어?” “하지 마요! 제발 멈춰요! 지환 씨, 사람 다치게 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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