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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장 설마 서이준 때문이야?

박지환은 온통 짜증만 남았다. “일단 돌아가. 병원에는 내일 갈 거야.” 의외의 대답에 한경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별장으로 모실까요?” “차 키 줘봐. 내가 운전할게.” 박지환은 정장 외투를 걸치더니 다급한 발걸음으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는 곧장 별장을 향해 질주했고 별장에 도착해 거실을 들여다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켜져 있을 줄 알았던 전등이 꺼져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가 굳이 불을 켤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면 아마도 예전처럼 소파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한 박지환은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별장으로 들어가 불을 켰다. 하지만 소파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식탁에도 데워진 야식이 보이지 않았다. 민서희는 더는 그를 기다리지 않았다. 밤새 그를 기다리던 그녀가, 돌아온 그를 반갑게 맞이하던 그녀가, 가까이 다가와 배고프냐고 묻던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에 박지환은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서이준 때문이다. 서이준이 박지환의 자리를 대신했고, 서이준이 박지환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줬다. ‘분명 나 사랑한다고 했잖아, 민서희. 당신 사랑은 이렇게 저렴한 거였어? 아무 남자에게나 당신의 진심을 줄 수 있을 만큼 이렇게 싸구려였어?’ 박지환은 양복 외투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방문을 확 열었다. 잠들었던 민서희는 인기척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두려운 표정으로 이불을 꼭 껴안은 채 박지환을 방어했다. 그녀는 정말 두려웠다. 그 모습에 박지환은 참았던 화가 폭발했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민서희의 몸에 올라탔고, 깜짝 놀란 민서희는 안색이 창백해지며 소리를 질렀다.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그녀는 필사적으로 박지환을 거부했다. 박지환은 그녀의 두 팔을 누르고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뭐 하는 짓이냐고? 당연히 당신에게 의무를 수행하라는 뜻 아니겠어? 내가 당신을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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