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더는 춤을 출 수 없는 윤서아
두 주먹을 꽉 쥔 민서희의 손톱은 어느새 그녀의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남자의 지독함을 절대 잊을 수 없다. 박지환은 그녀를 죽기보다 못한 1년을 보내게 했다.
몸이 떨렸지만, 민서희는 애써 차분함을 유지하고 다시 눈을 떴다. 그녀는 초점 없는 눈동자를 내리깔고 윤서아를 비웃었다.
“두 번 보낼 수 있다면 굳이 이렇게 말로 할 필요 있어요? 박지환이 나에게 죄를 인정하라고 강요하고 당신도 편하게 지내지는 못했죠?”
윤서아는 삽시에 얼굴색이 새파래졌다. 민서희의 말이 맞았다.
민서희가 감옥에 간 후, 윤서아는 드디어 박지환과 깊은 관계를 맺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잘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뒤로 박지환은 갑자기 그녀를 멀리했다.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박지환은 윤서아가 뺑소니 사고로 사람을 죽인 일과 민서희를 감옥에 보낸 일을 탓하고 있었다. 윤서아도 잘 알고 있다.
윤서아의 눈에는 원한과 미움이 가득 찼다. 만약 그녀가 화재 사건을 빌미로 건강이 악화되어 감옥에 갈 수 없다고 엄살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감옥에 갈 사람은 바로 그녀일 것이다.
“내가 아무리 힘들었어도 기껏해야 사람들이 욕하던 내 얼굴 바꾸느라 고생 좀 한 것뿐이에요. 하지만 민서희 씨는 아니잖아요.”
윤서아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민서희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이가 비참하게 죽었다죠?”
민서희는 온몸이 그대로 굳어졌다.
윤서아는 새로 한 네일을 보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누군가 사진 보내줘서 봤는데 참 안쓰럽더라고요. 팔다리도 다 생겼던데 문드러져서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다니. 뭐 나중에는 떠돌이 개들이 먹었겠죠.”
“아, 맞다. 지환 씨 그 사진 보고 어떤 반응이었는 줄 알아요? 인상 아주 확 찌푸리더니 속이 울렁거려서 보고 싶지도 않다고 태워버리라 했어요. 또 뭐라 했더라? 아, 잘 죽었대요. 당신은 그 사람의 아이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했어요.”
마지막 한마디를 할 때, 윤서아는 일부러 목소리를 깔고 악독하게 말했다.
그 말에 민서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은 분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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