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내 눈이 이렇게 된 건 당신 덕분 아닌가요?
“가장 좋은 시기에 수술 포기했으니 지금은 수술 성공 가능성이 너무 낮아요. 전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아요.”
“괜찮아요. 어차피 치료할 생각 없었어요.”
민서희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문을 더듬으며 밖으로 나갔다.
박지환은 따라가려고 했다가 문뜩 약을 가지지 않은 것이 떠올라 다시 약을 가지고 따라나섰고 민서희는 이미 벽을 짚고 저만치 가고 있었다.
박지환은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민서희의 팔목을 낚아챘다.
“미쳤어? 왜 검사하다 말고 뛰쳐나가는데? 안 보여서 다행이지, 보였더라면 아예 날아갔겠네?”
민서희는 박지환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도무지 그 힘을 감당할 수 없었다.
“숨 막혀서 그래요.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싶어요.”
“그래?”
박지환은 그녀의 얼굴을 한번 훑어보았다. 팽팽하게 굳은 몸과 거역의 몸짓은 아무리 봐도 숨이 막힌 모양이 아닌 오히려 그와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이다.
박지환은 순간 스트레스 지수가 극치로 다다랐다.
‘이 여자 왜 또 이래?’
“민서희, 너 지금 이런 상황이라고 아무나 네 뜻대로 할 것 같아? 다시 들어가. 수술이 안 되더라도 보수적인 치료는 할 수 있어.”
민서희의 손목을 잡고 있는 박지환의 손에는 다시 힘이 들어갔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전문의의 진찰실로 가려고 했지만 민서희는 갑자기 반감하며 몸부림쳤다. 몸부림치는 사이, 그녀의 손톱은 박지환의 얼굴을 스쳐 빨간 핏자국을 남겼다.
박지환은 완전히 뚜껑이 열려 그녀를 벽에 밀치고 소리쳤다.
“너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민서희는 눈물이 차올랐고 애써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그건 내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도대체 뭐 하는 짓이죠? 박지환 씨, 예전처럼 그냥 나 개라고 생각하세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개 말이에요. 갑자기 선심 쓸 필요 없어요. 나 치료 안 받아요. 치료받을 생각 없어요!”
박지환은 그제야 농부와 독사의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깨달았다.
박지환은 늘 그녀에게 쌀쌀하게 대했지만 그녀는 뻔뻔하게 그에게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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