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장 저한테 왜 사과를 하세요?
윤서아는 쓴웃음을 짓고 있고 하인은 울먹거리고 있었다.
“아가씨, 아직 한 입도 안 드시고 몸이 이리 허약하신데 어떻게 민서희 씨를 따라다녀요? 저희 아가씨는 잘못한 게 없어요. 민서희 씨를 말리지 못한 거에 화나셨다면 저를 탓하세요!”
완벽하게 죽이 맞는 두 사람의 대화에 마음이 약해진 박지환은 어두워진 표정은 좀 풀렸지만, 말투는 여전히 냉랭했다.
“날씨가 추우니까 먼저 들어가 있어. 내일 보러 올게.”
“그래요...”
박지환은 차에 올라탔지만 몇 분이나 찬 바람을 쐰 탓인지 지끈거리는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이 추운 날 성인 남자인 본인도 참기 힘든데 죽다 살아난 여인이 오랫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정말 단지 윤서아를 모함하려고 본인을 이 지경에 이르게 한다고?
뭘 위해서?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민서희는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고민에 빠져 있던 박지환은 가슴이 메이고 아파졌다.
그러다 곧 화가 치밀었다. 민서희는 왜 본인 목숨을 이토록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거지? 이민준 그놈 때문에 죽어도 괜찮다 이거야?
일단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병원에서 밤새 진료를 마치고 이틀 연속 고열로 사경을 헤매다
사흘째 되어서야 제정신이 돌아온 민서희는 두 눈을 뜨는 순간 목은 갈라질 듯이 말랐으나 딱히 선명한 반응도 없었다.
잔병치레로 5일에 한 번은 병원에 들렀으니 극히 일상적이었던 것이다.
다만 물을 찾으러 몸을 일으키자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조급해하며 묻고 있었다.
“민서희 씨? 언제 깨어난 거예요? 괜찮아요?”
그의 목소리에 민서희는 입술을 떨며 되물었다.
“이민준 씨예요?”
이민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었다.
“민서희 씨, 서먹서먹하게 왜 그래요? 며칠을 떠나 있었다고 제 목소리도 이젠 까먹으신 거예요?”
“아니...”
민서희는 뜻밖에도 깨어나자마자 이민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놀라웠다.
그녀는 어리둥절해 있다 곧 정신을 차렸다.
“아, 몸은 괜찮아요?”
이민준은 붕대를 감은 팔을 만지작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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