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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2장 오씨 집안은 너희한테 맡길게

박지환은 뒤늦게 깨달았다. “아마 그때 아버지하고 다투고 난 후였을 거예요.” 오성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어린 아기였으니까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자네 아버지는 참으로 훌륭한 사업가였어. 엄한 아버지가 아들을 잘 키운다는 말이 있잖아. 내가 듣기로는 자네가 사업을 아주 거창하게 키우면서 상업적으로 보기 드문 천재성을 띠었다고 하던데 자네한테 오씨 집안을 맡기면 나도 마음이 놓일 만하겠어.” 박지환은 마냥 어르신의 과찬인 줄 알고 겸손을 표하려던 찰나 그의 뒷마디 말로 인해 정신이 멍해졌다. 민서희도 어리둥절해졌다. “아버지?” “왜?” 오성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둘이 아기도 낳았잖아? 이혼을 했어도 예전처럼 사이가 좋은데 재혼할 생각이 없는 거야?” 민서희는 얼굴이 후끈 뜨거워졌다. “재혼... 아직 때가 아니에요.” “언젠가는 하겠지. 나중에 결혼하면 어차피 오씨 집안 사위인데 내 유일한 딸하고 사위한테 회사를 물려주는 게 당연한 거지. 나도 이젠 편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네.” 민서희는 머리를 불쑥 들어 올렸다. “떠나요? 어디로요?” “안성촌에 가려고.” 예상외의 이름에 민서희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그는 차를 마시며 입을 열었다. “네 어머니가 한평생을 살았던 곳인데 그 사람의 곁을 지킬 겸 나도 그 사람의 생활을 몸소 느껴보고 싶어.” “그리고 나도 이번 일로 많이 깨달았어. 뭐가 중요한지도 알았고 이제는 나이도 들어서 몸이 잘 안 따라줘. 만일 내 사업을 물려받을 사람이 없었다면 끝까지 버텼을 건데 지금은 너희들도 있는데 내가 그렇게 힘을 써서 뭐 해. 나는 편히 여생을 즐길 거니까 너희들은 시간 날 때 나한테 와서 말동무나 해주곤 해.” 박지환이 뭔가를 말하려고 하던 그때 오성주의 결심을 눈치챈 민서희는 박지환의 손을 잡았다. “그래요. 여기는 저희한테 맡기고 아버지는 편히 쉬세요.” “그래.” 오성준은 그녀가 대견스러웠다. “참, 언제 손주들을 보여줄 거야?” ... 서이준이 아이들을 데리고 왔을 때 어린 계집애의 울음소리가 마당에 널리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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