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9장 안성촌에 다녀올래요

“박지환?” 그는 피를 닦으며 말을 건넸다. “어떻게 한성에서 여기까지 온 거야? 호진은한테 잘 감시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 멍청이 같으니라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약으로 사람 마음을 뒤흔드는 놈이 이런 결말을 예상했었어야지.” 박지환은 몸을 일으키는 동시에 그의 손에 쥐어진 열쇠를 빼앗았고 백인언을 의자에 뿌리쳤다. 박지환의 옷깃을 잡아당기고 있는 민서희의 긴장한 마음이 느껴진 박지환은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이제는 괜찮아. 내가 늦게 와서 미안해.” 민서희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때마침 들어왔어요. 내가 멍청해서... 저 사람한테 꼬리가 잡힌 거예요.”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리며 민서희의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워낙 쉽게 속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어. 지금까지 아주 잘했어. 그리고 널 위험에 빠뜨린 내가 천하의 죄인이야.” 말을 마친 박지환은 눈빛에 깊은 감정이 깃들었다. 그가 제때에 나타나서 망정이지... 만일 민서희가 그 약을 정말 먹었더라면 평생 후회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두 사람.” 백인언은 하찮은 태도로 그들의 다정한 분위기를 깨트렸다. “날 묶어두면 천하태평인 줄 아나 보지? 내가 남염에 오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마친 지 오래거든. 오늘 그쪽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계획이 실패했다는 걸 알고 바로 선수를 칠 거야.” 백인언은 의기양양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희들은 아직 그 물건이 뭔지도 모르지? 그럼 그쪽에서 하고 싶은대로 너희들은 놀아나게 돼.” 민서희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바로 그때 서이준한테서 전화가 왔다. “서희야, 나 지금 남염이야.” 민서희는 가슴이 철렁했다. “남염은 왜요? 무슨 일로 왔어요? 서예하고 연우는 어쩌고요?” 서이준은 그녀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박지환이 안전한 곳으로 잘 숨겨뒀으니까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리고 내가 도와줄 곳이 필요한 것 같아서 남염에 왔어.” “백인언은 나한테 맡겨.” 민서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박지환을 쳐다보았고 그 남자의 준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