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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7장 열쇠

오성준이 허둥지둥 물건을 뒤지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던 민서희는 드디어 그가 열쇠 하나를 찾아내는 걸 발견했다. 오성준은 손을 번쩍 들었다. “이게 네 어머니가 찾던 거 아닐까?” 민서희는 머리가 윙 해졌다. “어머니가 준 거예요?” 오성준은 눈빛에 실망감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떠나기 직전에 남기고 간 거야. 왜 이걸 남겼는지에 대한 이유는 알려주지 않고 그저 나하고 열쇠를 걸고 맹세를 하라고 하더라고. 절대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면서 말이야.” “내가 비록 약속은 했어도 지난날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괴로우니까 다른 물건들하고 진열해 놓지 않고 그저 상자 맨 아래에 숨겨둔 거였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까 그때 그 사람 말을 듣지 말아야 했어.” 머리가 혼란스러운 민서희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심장이 제멋대로 쿵쾅거리고 있었다. “이 열쇠를 나한테 줄 수 있어요?” 오성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얼굴빛이 무거워 보였다. “원래 그 사람 물건인데 네가 원하면 당연히 줘야지. 게다가 네가 가져가는 게 어쩌면 내 짐을 덜어주는 걸 수도 있어. 내 생각엔 그 사람도 이 열쇠로 우리 사이의 감정을 묶어두려고 했었던 것 같아. 이제는 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겠지...” “그런 거 아니에요!” 민서희는 격분에 찼는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오성준은 얼떨떨해졌다. 민서희는 이내 눈을 감고 말을 이었다. “사실 어머니는 아버지 곁에 있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아버지를 원망한 적도 없고 그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거였고요...” 그 말에 적잖이 놀란 오성준은 이내 차분함을 회복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서희야, 위로해 줘서 고마워. 하지만 그때의 일들을 겪은 당사자인 내가 어떠한 감정이었는지 가장 잘 알아.”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오성준은 이마를 짚었다. “서희야, 내가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이만 나가줄 수 있어?” 민서희는 침묵을 지키며 문을 나서려고 하다 고개를 돌렸다.. “아버지, 무슨 이유가 됐던 나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아요.” 말을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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