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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장 음식 좀 챙겨다 드려

초점을 잃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그녀를 하인은 뭔지 모를 오싹함에 대뜸 화를 내고 있었다. “뭐...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요? 본인이 잽싸지 않은 걸 가지고 왜 사람을 노려보고 그래요?” 하도 물을 많이 푸다 보니 두 팔은 쑤시고 뻣뻣해져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민서희의 손바닥은 물통의 끈에 의해 피가 멍들어졌고 찬물의 자극이 덧붙여 고추 물을 뿌린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인은 틈을 노려 세탁물을 가져와 민서희의 손에 뿌리고는 꾸짖는 듯한 행세를 하며 비웃었다. “저기요! 옷을 씻을 줄이나 알아요? 세탁물도 없는데 어떻게 깨끗하게 씻어져요?” “으악!” 순간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민서희는 찬물에 손을 담가도 여전히 칼날에 수없이 베이는 것만 같이 고통스러웠다. 너무 아프다... 온몸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그녀를 보고서야 만족한 하인은 경멸의 태도로 세탁물을 버려두고 정원으로 바람 쐬러 떠났다. 손을 다시 물로 헹구고 나서야 안정을 찾은 민서희는 이를 악물고 계속하여 옷을 빨기 시작했다. 다 씻고 나니 두 손은 마비가 되었다. 그녀는 깨끗이 씻은 옷을 들고 거실로 걸어갔다. 같은 시각 식사를 하고 있는 윤서아의 주위에서 몇몇 하인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두 손과 팔은 찬물에 얼어 붉어진 민서희가 돌아오자, 마음속으로 고소해하고 있었던 윤서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민서희 씨, 저도 빨리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동작이 이렇게 느려서야...” 그녀는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3시간 동안이나 씻고 있으면 어떡해요. 한밤중에 말려봤자 말려지지도 않을 텐데 제 하인들이 내일 입을 수도 없잖아요.” 민서희는 얼어버린 손가락을 꾹꾹 눌러 잡으며 머리를 푹 숙였다. “미안해요...” “사과를 저한테 하면 어떡해요. 제 하인들이 그 사과를 받아들이면 뭐 저도 그냥 넘어갈게요.” 민서희와 함께 찬바람을 맞았던 그 하인이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자질했다. “아가씨, 저는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이분 옷을 씻는 게 느린 것도 느린 거지만 전혀 깨끗하지가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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