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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2장 다 내 잘못이야

호진은은 눈빛에 기쁨과 복잡함이 번쩍이고 있었다. 기분이 한결 들뜬 이유는 박지환의 상태로 보아 민서희가 드디어 죽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 천한 여자가 마침내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니! 허나 마음이 복잡한 이유는 박지환이 분명 백인언에게 최면을 당해 민서희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민서희의 죽음에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설마 이 세상에 최면으로도 풀리지 않는 감정들이 있는 건가? 설령 기억을 봉쇄했는데도 마음속에 만연한 감정이 박지환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가? 이 모든 정황을 들여다 놓고 볼 때 민서희가 죽어버린 게 훨씬 잘된 일이다! 안 그러면 그녀의 지위를 위협할 가능성이 점점 커질 수도 있다. 비서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밖으로 나왔고 호진은은 아기를 비서의 품에 건네며 물었다. “민서희 시체는 어디에 있어?” 비서는 곧바로 아기를 품에 안고 답했다. “중심병원 영안실에 있어요.” 호진은은 황급히 발걸음을 재촉했고 비서는 품에 안긴 아기를 달래다 뒤늦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호진은이... 어떻게 민서희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거지? ... 호진은이 영안실에 도착했을 때는 박지환은 이미 한 시신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앞으로 한 발 나서자 그 시신을 덮고 있던 흰 천은 이미 젖혀져 있었고 핏기 하나 없이 청자색을 띠고 있는 얼굴이 공기에 노출되어 있었다. 민서희의 얼굴이 틀림없다. 호진은은 입꼬리를 올렸다. 아주 잘 죽었네. “지환 씨.”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고 슬픈 척하며 입을 열었다. “민서희 씨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잖아요. 벌써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인데 당신도 그만 슬퍼해요. 그리고 여기는 공기도 차고 당신 건강에 안 좋으니까 우리 얼른 올라가요.” 호진은은 손을 내밀어 박지환을 끌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곧이어 그는 호진은이 내민 손을 뿌리쳤다. “남아서 같이 있고 싶어.” 박지환에게 거절을 당한 기분이 썩 좋지 않은 호진은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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