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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그들의 아이   

그는 이를 악물고 말 한마디만 남겨두고 뒤돌아섰다. “민서희, 내일 다시 올게.”   박지환이 떠나자 그제야 긴장 풀린 민서희는 바닥에 주저앉았고    이를 본 서이준은 다가가 부축했지만, 민서희는 이미 절망에 흐느끼고 있었다. “죄송해요. 이준 씨, 일단 아무것도 묻지 마요. 저 먼저 집에 돌아가서 잠깐 진정해야 할 것 같으니 나중에 모두 알려드릴게요.”   “괜찮아.” 서이준은 품속의 그녀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고 민서희가 자기만의 비밀이 있다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다. “과거에 벌어진 일들은 중요하지 않아. 그냥 네가 민서희라는 자체로 충분해.”    ...    다음날, 민서희는 진료소에 오지 않았지만, 박지환은 약속한 대로 다시 찾아왔다.    입구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그와 민서희의 아이가 이들 중에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전날과 달리 매우 부드러웠다.   박지환은 주위를 둘러보며 그녀를 찾지 못하자 눈썹을 찌푸리고 서이준이 진찰 보는 곳으로 향했다.   진찰 중인 서이준은 박지환을 보자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화를 억누르고 환자에게 처방전에 대해 설명해 줬다.   박지환은 환자가 떠난 뒤 바로 다가가 물었다. “민서희는 어딨죠?”   “진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걸 저한테 묻는 거예요?” 서이준은 주먹을 꽉 쥐고 말을 이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서희가 진료소에 오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박 선생님, 박씨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인 분이 원하는 건 다 얻을 수 있을 테고 당신과 서희는 이미 끝난 관계인데, 왜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거죠?”   “제가 그녀한테 집착하고 있다는 거예요?” 박지환은 그의 말에 불만인지 표정은 더욱 차가워졌다. “쓸데없는 생각하신 것 같은데요. 저는 얼굴이 망가지고 눈까지 먼 여자한테 관심 없어요! 저는 그냥 제 아이를 데려갈 생각인 거예요!”   “무슨 소리죠?” 서이준은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아이요? 무슨 아이를 말하는 거죠?”   박지환은 어리둥절한 그의 표정에 비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지금 민서희와 함께 저를 속이려는 거예요? 2년 전, 민서희는 제 아이를 배고 낙태 수술은 받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가 1살 정도 될 거예요.”   “2년 전이요?” 서이준은 그의 말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 거죠? 1년 전 가을쯤에 서희와 만나게 되었는데, 임신은 무슨, 몸이 너무 허약해 생활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였어요. 그리고 1년 가까이 조리하면서 호전되었는데, 임심했으면 의사인 제가 모를 리가 없죠.”   뭐라고?!   박지환은 그의 말에 충격받은 듯 순간 심장이 멎은 듯했다.   1년 전 가을이라면 마침 출감할 때잖아. 만약 서이준의 말대로라면 민서희가 감옥에 있을 때...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박지환은 민서희가 감옥에 있을 때 아이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사실이라면 내가 모를 리 없잖아!   “1년 전에 아이가 없어졌다고요? 민서희의 상황은 제가 1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민서희와 함께 지내다 보니 당신도 이제 거짓말만 하네요!”   박지환은 괜히 그를 비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뒤돌아섰지만, 마음속은 이미 충격과 당황으로 가득했다.   그는 민서희의 집 주소를 찾은 후, 바로 시동 걸었고   직접 민서희한테 찾아가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는 민서희한테 서이준의 말이 맞는지   두 사람의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었는지 직접 물어볼 생각이었다.      ...   낮, 커튼을 친 방안은 어두웠고   춥지도 덥지도 않는 가을 날씨지만, 민서희는 이불 속에 숨어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발열 때문에 빨개졌고 상태가 너무 안 좋은지 얼굴은 일그러졌고 몸은 계속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박지환은 마치 그녀의 천적인 듯, 민서희는 전날 그와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자 열이 나기 시작했고   머리가 어지러울 뿐만 아니라 몸은 불구덩이와 얼음 물에 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불 속에 얼마나 누워있었는지 모르지만   세상이 돌고 돌아 희미하게 꿈속에서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아이를 본 듯했고 조그마한 아이는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눈을 깜짝이며 그녀를 보고 있었다.   아이의 눈빛은 마치 그녀한테 왜 자기를 보호하지 못했는지 원망하고 있는 듯했다.      “미안해... 엄마 잘못이야... 엄마 잘못이야... 엄마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어... 엄마 용서해 주면 안 될까?”       민서희는 눈을 꼭 감고 눈가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손을 뻗어 아이의 얼굴을 만지고 싶지만   아이는 이미 1년 전에 죽어 이리 꿈속에서 만난 것 외에는 그 어떤 방법도 없었다.       민서희는 슬픔에 잠겨 이불을 안고 울부짖었다.      이때 밖에서 여자의 슬픈 울음소리를 듣고 있던 박지환은      갑자기 마음이 아팠고    문을 열려는 손도 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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