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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임신했어?         

서이준은 케이크를 건넨 후 다시 진료소로 돌아가 진료를 봤고 박지환은 주먹을 꽉 쥔 채, 더는 참을 수 없는지 뒤뜰을 넘어 민서희 앞으로 다가갔다.   케이크를 먹고 있던 민서희는 인기척이 느껴지자 서이준이 다시 돌아온 거라 생각했다. “왜 다시 돌아왔어요? 케이크는 전에 먹었던 것보다 맛있는데 맛볼래요?”   크림 묻은 입술과 케이크를 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박지환은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지났다. 지금 서이준 입술의 크림이라도 묻어 있으면 맛봤으면 하는 건가?   두 사람 벌써 그런 관계인가?   박지환은 이런 생각에 케이크가 너무 거슬리는지 손을 들어 민서희가 들고 있는 케이크를 바닥에 내던졌고   민서희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이때 악마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전해왔다. “민서희, 진짜 잘 숨었네.”   증오로 가득한 그의 목소리에 민서희의 얼굴은 순간 혈색을 잃었다.   “이준 씨...” 그네에서 내려온 그녀는 옷깃을 잡고 머릿속에는 악몽 같은 지난 나날들을 떠올랐고 몸은 자기도 모르게 떨기 시작했다. “이준 씨는 어딨어요? 이준 씨 찾으러 갈 거예요...”   박지환은 떠나려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앞으로 당겼다. “민서희, 아직도 연기하는 거야? 이제 그만하지?”   민서희는 갑자기 미친 듯이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면서 소리 질렀다. “나가요!”   그녀는 너무 흥분했는지 바닥에 넘어져 겁먹은 표정을 하며 주위를 뒤척거리며 나뭇가지 하나를 잡고 그를 가리켰다. “당장 나가요. 아니면 신고할 거예요!”   나뭇가지는 박지환한테 그 어떤 위협도 되지 않았지만, 민서희의 당황함과 망연함에 가득한 표정에 박지환은 그저 답답하고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박지환은 그와 서이준을 대하는 민서희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놈인데, 이리 잘해주는 거야?   “민서희, 설마 모든 사람들이 너를 이뻐할 거라 생각한 거야? 이 꼴을 하고도 봐주는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지!” 박지환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말을 이었다. “난 내 아이만 원해. 아이는 어딨어? 아이를 어디에 숨은 거야! 설마 그놈한테, 나 박지환의 아이를 맡긴 건 아니지!”   아이?   민서희는 그의 말에 발버둥 치는 것마저 잊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너무 염치가 없었다! 이미 1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그녀한테 치욕감을 주려한다다.   혐오스럽다!   민서희는 이런 생각에 속이 점점 불편했고 자기도 모르게 헛구역질했다.   박지환은 그녀의 모습에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설마 임신했어?”   1년, 임신하면 누구의 아이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겠네.   “따라와. 병원 가서 검사하자!” 박지환은 민서희의 팔을 잡고 자동차 쪽으로 향했다.   민서희, 만약 네가 진짜 배신했다면 이 세상 제일 고통스러운 게 뭔지 알려줄게!   “뭐 하는 거죠!”   이때 긴장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서이준은 박지환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박지환은 아픈지 뒤로 물러나면서 입가의 피를 닦은 후, 다시 민서희를 잡으려 했지 만, 민서희는 마치 뭔가를 감지했는지 그를 피해 서이준의 뒤에 숨었다.   박지환은 이런 광경에 어두운 표정으로 서이준을 노려봤다.   민서희가 이런 남자에게 마음을 주다니, 진짜 미친거 같았다.   방금까지 화를 참을 수 없었던 서이준은 박지환을 보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박지환 같은 남자를 보면 쉽게 잊을 수 없기 마련이고 서이준은 그를 보자마자 며칠 전에 급히 자리를 떠난 남자였던 것이 기억났다.   이 남자, 민서희와 관계있을 줄 몰랐다.   하지만 그는 바로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힘도 없고 실명한 여자에게 손을 대다니, 진짜 남자도 아니네요.”   박지환은 입가에서 전해지는 쓰라림보다 마음속의 화를 참을 수 없는지 민서희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민서희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하는데, 저와 민서희가 어떤 관계인지 알고 말하는 거예요?”   민서희는 그의 말에 순간 당황했다. “안 돼요...”   “2년전, 제 내연녀였어요!”   그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비서처럼 민서희의 마음을 찔렀다.   내연녀? 결혼도 한 사이인데, 박지환한테 그녀는 전처의 신분도 주기 아까운 여자였다.   민서희는 서러운지 두 눈을 깜빡이며 서이준을 잡고 자기도 모르게 힘을 주고 있었다.   이에 박지환은 더욱 각박한 말들을 퍼부었다. “민서희는 4년 전에 저와 함께 잠자리를 나눴던 여자고 제 아이를 배고 도망쳤어요. 그런데 제가 그녀와 얘기를 나누는 게 이상한가요? 민서희가 몇 년 전에 바닥에 무릎 꿇고 제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저한테 빌었던 모양을 보지 못해 아쉽네요.”   서이준은 박지환 말투 속의 온갖 조롱과 비하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 사람 진짜!”   “이준 씨! 안 돼요!” 민서희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붉어진 눈시울로 서이준의 팔을 꽉 잡고 있었다. “절대 싸우면 안 돼요. 그냥 놔줘요. 이 사람, 보내주세요!”   서이준은 흔들린 그녀의 멘탈에 이를 악물고 박지환을 노려봤다. 이때 박지환 주머니의 휴대폰이 울리자 박지환은 민서희를 힐끗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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