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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4장 비밀번호 나한테 알려줘요

방라미의 계략적인 말투에 민서희는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방라미 씨, 내가 멍청해 보여요? 유일한 카드를 당신한테 알려주게요?” “비밀번호를 알고 싶으면 박지환더러 나를 풀어주라고 해요.” “그건 안 되죠!” 방라미가 즉시 답했다. “대표님이 민서희 씨를 죽을 때까지 여기에 가두려는 듯 굳게 마음을 먹고 그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요.” 죽을 때까지? 민서희는 절망감이 솟구쳤다. 그녀한테 몹시나 잔인하고 최면을 당한 그는 무자비했다. 뱃속의 아기만 아니었으면 그는 어쩌면 난방도 들여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그 비밀번호가 뭔지 모르겠네요.” 민서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다만...” “다만 뭐요?” 방라미는 눈이 번쩍 뜨여 한시라도 기다릴 수 없었다. “박지환 씨 매일 회사로 출근하잖아요? 집을 나갔을 때 내가 바람 쐴 수 있게 해주세요.” 그녀는 다시 서재로 들어가 자신의 지문으로 정말 잠금해제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고 또 그 안에 대체 무슨 물건이 숨겨져 있는지도 살피고 싶었다. 그 말에 방라미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왜요?” 방라미는 정신을 차리고 눈짓을 피했다. “아니에요...” 민서희는 아마 박지환이 그녀를 지하실에 가두려는 결심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나 보다. 지하실을 잠근 자물쇠는 오직 하나다. 그리고 그 열쇠는 지금 인테리어 노동자의 손에 들려있고 말이다. 모든 걸 배치하고 나면 열쇠는 박지환의 손에 들어갈 것이니 민서희를 나오게 하는 건 기상천외한 일과도 같은 것이다. “나오게 해도 되지만 저도 시간이 필요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민서희는 마음이 놓였다. “그래요.” 방라미는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 “나한테 비밀번호를 알려주겠다는 말 진심이에요?” “네.” 민서희는 담담하게 답했다. “내가 아는 건 다 알려줄게요.” 어차피 그녀의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으니 방라미가 그녀의 손을 잘라 시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그녀 또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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