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6장 뭐든 다 들어줄게요
“저 사람을 별장에 들이면 이건 호랑이를 들이는 것하고 별반 다를 게 없어요! 그리고 충고 하나 더 하자면 당신하고 호진은의 약혼식에 나를 데리고 들어온 사람이 저 사람이란 거 잊지 마세요!”
박지환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
민서희는 멈칫했고 박지환은 담담하게 답했다.
“너하고 백인언의 사이가 꽤나 돈독하다는 걸 알려주려는 거야? 나더러 너희 둘을 모두 경계하라고?”
그는 무심한 태도를 보이며 민서희의 영혼을 파고드는 듯했다.
“그런 거라면 참 순진하네. 한 주식회사의 양반이 너같이 눈이 멀고 임신까지 한 여자한테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민서희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환은 그녀한테 치욕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그래요. 나한테 마음이 있지는 않겠지만 이 아기라면요?”
박지환은 호흡이 잠시 불안정해 보였고 민서희는 그 미세한 감정을 알아차리자 박지환이 적어도 아기한테는 신경 쓰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저 사람은 이 아기 때문에 여기로 들어오려고 하는 거예요. 박지환 씨, 내가 이렇게 빌게요! 제발 백인언을 별장으로 들이지 말아요!”
“당신이 그렇게만 해 주면 당신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들어줄게요!”
박지환은 침묵에 빠졌고 민서희는 입술을 오므렸다. 숨을 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이 남자가 벌써 이 방을 떠났을 거라 여겼을 것이다.
잠시 후 박지환이 물었다.
“그 조건이 뭐든 다 돼?”
박지환의 말투에서 많은 감정을 분간할 수 있는 민서희는 막연하게 고개를 들었고 입술을 뻥끗거리다 뭔가가 생각이 난 듯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게 뭐가 됐든 말만 하세요.”
“그래.”
박지환은 몸을 일으켜 그녀의 귀 쪽으로 다가가 뭔가를 속삭이자 사람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할 정도로 간지러웠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건 박지환이 한 말들이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지환은 고개를 살짝 치켜올렸다.
“싫어?”
“싫으면 꺼져!”
민서희는 궁색한 나머지 온몸이 붉어졌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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