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6장 극장 입장표
박지환은 눈빛이 무거워졌으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했다.
“그래.”
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알면 됐어.”
민서희는 너무나도 뚜렷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한 편으로는 그녀에게 한 가닥의 환상도 주지 않는 박지환에게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욕조에 몸을 담가 하루의 피로를 풀고 있었다.
그 후 며칠 그들은 그저 마주치게 되면 고개나 끄덕이는 사이로 평온하게 지냈다.
그러다 어느 하루 같이 식사를 하게 되자 왕씨 아주머니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가방에서 두 장의 입장권을 꺼내 두 사람 앞에 놓았다.
박지환은 힐끗하더니 물었다.
“이게 뭐예요?”
“막내아들이 한 친구가 극장에서 일하는데 오늘 연극이 너무 재미있다면서 꼭 가보라고 나한테 입장표를 두 장이나 줬지 뭐예요.”
왕씨 아주머니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근데 반백살이나 넘은 내가 이런 젊은이들이 즐기는 것들에 흥취가 없어서 말이죠. 내가 가지고 있어도 보러 가지 않을 텐데 그냥 버리기는 아까우니 대표님하고 민서희 씨가 가서 구경할래요?”
“아들 말로는 아주 흥미롭다고 하더라고요.”
그 입장표의 출처가 너무나 수상하다는 걸 민서희는 느낄 수 있었다.
왕씨 아주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민서희는 거절하려고 했다.
“저희는 됐...”
“몇 시에 시작하는 거예요?”
무심코 말을 건넨 박지환은 한 손에 그 쓰디쓴 커피를 들고 반쯤 마시며 말을 덧붙였다.
“오후 세 시에 회의가 있어서요.”
민서희는 멈칫했고 왕씨 아주머니는 기쁜 나머지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오후 여섯 시에 시작하는 거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충분하실 거예요.”
박지환은 고개를 끄덕이고 곰곰이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
민서희는 목청을 가다듬고 답했다.
“나는 안 가요.”
박지환이 무슨 뜻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그녀는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쳐다보더니 되물었다.
“왜 안 가?”
“낯선 사람이랑 연극을 보러 갈 기분이 아니어서요.”
화를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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