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3장 아기는 고아가 되지 않을 거야

“내가 잔인해요?” 목구멍에 뭐가 막힌 듯 할 말을 잃은 민서희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박지환을 쳐다보았다. “호진은이 나한테 아기를 지우면 고우성의 다리를 회복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나한테 다른 선택권이 있었을까요?” “박지환 씨, 당신이 높으신 분이라는 것도 알고 언제 어디서든 당신이 원하면 모든 사람을 발아래에 짓밟고 원하는 대로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의 기분을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나라고 이 아기를 떼어내고 싶었겠어요? 나는 반항할 힘이 없다고요! 우성 오빠의 다리를 회복시키려면 어쩔 수 없이 이 선택을 감행해야 됐단 말이에요!” 억울하기 그지없는 민서희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박지환은 어리둥절해 있다 정신을 차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뭐라고?” 민서희는 그의 반응을 예상했었다. “믿든 말든 상관없어요. 그리고 내가 이 아기를 없애려고 마음먹은 이상 그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요!” 민서희는 힘껏 발버둥 쳤다. “그러니까 이거 놔요!” 박지환은 정신을 되잡고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붙였다. “네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고작 고우성 하나 때문에 엄마라는 사람이 아기를 지울 생각을 해? 네가 그러고도 엄마가 될 자격이 있어?” 눈앞이 흐려지던 민서희는 고함을 질렀다. “당신이 뭘 알아요? 나 때문에 우성 오빠의 다리가 그렇게 됐다고요!” “내가 아니었으면 안성촌에서 자기 가정을 지키며 형수님하고 갓 태어난 아기와 같이 단란하고 행복한 삶을 누렸을 건데 호진은이 나를 미워한다는 이유로 우성 오빠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바람에 우성 오빠의 가정이 암흑한 어둠에 싸인 거잖아요. 나는 그 책임을 떠안고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 “더군다나...” 민서희는 눈물을 닦으며 모든 걸 포기한 사람마냥 입을 열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뭐가 달라져요? 나는 어차피 감옥에 들어갈 사람이고 감옥에 들어가면 아기는 고아원으로 보내져 만나기도 힘들어지는데 무슨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