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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장 다른 곳에 가서 살아요

마침내 침묵을 지키며 안을 들어간 민서희는 병상이 눈에 들어오자 건드려서는 안 될 곳을 건드릴까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고우성이 미소를 지었다. “너하고 유미의 얼굴들이 왜 전부 다 울상이야. 유미야 출산을 해서 괜찮지만 아직도 아기를 뱃속에 품고 있는 네가 그렇게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으면 나중에 태어날 아기도 그런 얼굴로 나올 수 있어.” 고우성의 장난에 민서희는 마음이 아려왔다. “우성 오빠...” 그녀는 잠긴 모고리로 이마를 찌푸리며 입을 열려고 했다. 바로 그때 고우성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이 일은 그 누구도 원치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모든 책임을 스스로한테 돌리려고 하지 마. 정 원망할 거면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다고 생각해.” 민서희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아니었으면 호진은이 이렇게까지 행동하지 않았을 거에요. 다시 말해 다 내 잘못이에요! 그런데도 우성 오빠를 대신해 복수할 능력이 없는 내가...” “나는 복수 같은 거 필요 없어.” 고우성은 미소를 거두고 진지하게 말을 건넸다. “서희야, 이미 벌어진 일이야. 근데 복수는 절대 불가능해. 그리고 네가 나 대신 복수하는 건 내가 싫어. 나는 네가 앞으로 잘 살아가고 박지환을 멀리했으면 좋겠어.” 민서희는 고개를 번쩍 들었고 고우성이 말을 덧붙였다. “남자라는 놈이 너 하나를 지켜주지 못하는데 네가 그 사람 옆에 계속 남아있는 건 위험만 더 커질 뿐이야.” “오늘은 피해를 입은 게 나지만 내일 그리고 더 나아가 먼 미래에는 그 타깃이 누가 될지 장담을 못 하잖아. 만일 그 타깃이 네가 된다면 어떡하려고 그래?” 목구멍으로 감정이 솟구치는 민서희는 말문이 막혔다. “우성 오빠, 어느 때라고 제 걱정을...” “바보 같은 네가 어떠한 바보짓을 할 지 내가 잘 아니까 그래.” 자신의 다리에 촉감이 없다는 걸 진작에 느낀 고우성은 심호흡을 하고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울분을 토해내려 해도 밖에는 소유미와 자신의 딸이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사내대장부로 울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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