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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장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요

“민서희 데려가서 뭐 하게?” 박지환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착해도 소용없어. 외로운 것도 다 저 여자가 자초한 거야. 게다가 네 생일파티 얼마나 중요한데 괜히 민서희 데리고 갔다가 사람들 기분 상할라.” “그래도... 서희 씨 혼자 집에 있으면 얼마나 심심하겠어요?” 윤서아는 가엾게 말했다. “그리고 서희 씨 사람들 기분 상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 난 믿어요.” “네 생일파티에 저 여자를 데리고 가는 게 가당키나 해?” 박지환은 어두운 눈빛으로 민서희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이 직접 말해봐. 당신이 파티에 어울려?” 민서희는 심장이 철렁했다. 모욕은 둘째치고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지금쯤 윤서아는 아주 만족스럽게 웃고 있을 것이다. 민서희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아니요.” 박지환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알면 됐어. 위층으로 꺼져.” 민서희는 꼭 감았던 두 눈을 뜨고 아픔을 참은 채 계단을 올랐다. 방문을 닫으려는데, 윤서아의 가식적인 말이 들려왔다. “지환 씨, 너무 그러지 마세요. 서희 씨 얼마나 괴롭겠어요.” 아무도 모른다. 윤서아의 생일 전날이 바로 민서희의 생일이란 사실을.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다. 매번 윤서아의 생일이면 그녀는 외롭고 쓸쓸했다. 아무도 그녀의 진짜 생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의 어머니만 기억할 뿐. 민서희는 가슴이 떨려오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엄마 병은 다 나았을까? 내 생각은 하고 있을까?’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 밖이 조용해지자 그녀는 문을 열고 나서서 서재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니 박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민서희가 들어오자 박지환은 뜻밖이다 싶으면서도 혐오감 가득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나가!” 민서희는 떨리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지환 씨, 오늘 나 생일이에요.” 박지환은 멈칫했다. 그는 그녀의 생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쩌면 신경 쓴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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