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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장 정말 죽어야 할 사람은 박지환 아닌가?

박지환이 미간을 찌푸리는 순간, 이민준이 먼저 그를 말렸다. “대표님...... 민서희 씨 지금 제정신 아니니까 더는 자극 해서는 안 될 거 같아요.” 박지환은 안색이 푸르딩딩해졌다. 곧 날이 저물고 있는데 강아지 사체를 안고 대체 뭐 하려고? “민서희, 그만해.” 박지환은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람 찾아서 잘 묻어줄 테니 올라가서 쉬어. 당신이 그렇게 안고 있으면 죽은 강아지도 마음이 좋지 않을 거야.” 민서희는 박지환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그때 그녀의 아이는 순식간에 그녀의 옆을 떠나버렸고, 민서희는 그 슬픔과 지켜주지 못한 후회로 여태 슬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그러니 안랑이에게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안랑이 추워. 내가 안아줘야 해. 내가 같이 있어 줘야 해.’ “민서희!” 박지환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그녀의 몸에서는 이미 썩은 내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박지환은 그녀의 턱을 받쳐 들었다. “당장 놔. 계속 이러고 있으면 서이준을 불러 널 설득할 거야.” 서이준이라는 이름에 민서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박지환은 그녀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 “당장 놓으라고!” 박지환이 호통을 쳤다. 상황이 더 나빠질까 봐 이민준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민서희를 달랬다. “민서희 씨, 그만 놓으세요. 안랑이는 제가 잘 묻을게요.” 안랑이. 이 이름을 들으니 민서희는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이 이름의 뜻이 바로 평안한 환경에서 사랑받으며 지내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안랑은 결국 이런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만약 그녀가 폭탄이라면, 그래서 그녀와 가까이하는 모든 것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거라면, 박지환은 왜 멀쩡한 걸까? 정말 죽어야 할 사람은 박지환 아닌가? 눈물이 다 마를 무렵, 그제야 민서희는 안랑을 잔디밭에 조심스럽게 놓아줬다. 안랑이 아프기라도 할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놓은 뒤, 맨손으로 흙을 파기 시작했다. 잔디밭은 부드러운 편이 아니었고 그녀는 손톱이 부러지고 갈라져 빨간 피를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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