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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장 목적이 드러나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지자 박지환은 쪼그리고 앉아 가볍게 입맞춤을 한 뒤 손끝으로 입가를 올렸다. “서희야, 웃어. 자꾸만 이렇게 인상을 쓰고 있으면 우리 아가한테 안 좋아.” 민서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웃을 수가 있어야죠. 호진은 앞에서만 잠을 잘 수가 있다는데 그건...” 호진은한테 돌아와 달라고 부탁해야 되나? 민서희는 문득 깨달았다. 이게 바로 호진은의 원하는 목적이다. 박지환이 이대로 불면증이 이어지면 정신이 좋아진다 해도 사람이 미쳐버릴 수 있으니 그토록 당당했던 것이다. “나는 호진은이 필요 없어.” 박지환의 답에 민서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박지환은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차차 조절하면 돼. 나도 잘 생각해 봤는데 계속 호진은한테 의지하게 되면 나를 통제하는 건 아주 손쉬운 일이잖아.” 민서희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도 당신...” “다시 시도해 보자.” 박지환이 참고 있다는 걸 아는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작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회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건강에 주의하라고 하며 고개를 돌려 문을 나오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박지환이 도대체 왜 이러한 상태에 이르렀는지 그녀는 통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 후 서이준이 도착했고 여전히 넋이 나가 있는 민서희는 서이준이 하는 말들이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서이준은 할 수 없이 멈춰 서서 그녀를 조용히 불렀다. “서희야.” 민서희는 순간 정신을 차린 뒤 고개를 들었고 얼굴에는 난처함이 가득했다. “죄송해요.” “괜찮아. 어차피 일상적으로 내가 보살펴도 되는 일이라서 별로 중요하지 않아. 근데 오늘... 왜 그래?” 서이준은 짐작했다. “박지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민서희는 속눈썹이 가볍게 덜리더니 고개를 들어 물었다. “이준 씨, 사람을 잠에 못 들게 하는 그런 물건이 있어요? 지정된 어떠한 사람을 만나야만 잠에 들 수 있는 그런 거요.” 서이준은 멍해 있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몽환적인 거 아니야. 그런 물건이 어디 있어.”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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