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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장 약속을 지켜

“서희야?” 그는 민서희에게 시선을 떨구며 눈빛에 기대감이 들어있었다. “아까 나하고 내기했던 거 까먹은 거 아니지?” 당연히 기억하고 있는 민서희는 박지환의 사격 실력에 의외라고 느끼게 되었다. 박지환이 무조건 실패할 거라고 생각해서 내기를 승낙했었는데 혹시 그것도 그의 계획이었던 건가? 아마도 박지환이 하룻밤같이 있어 달라고 할 것 같아 민서희는 고민이 되었다. 돌아가게 되면 진동연 쪽에서의 조사를 멈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서희야.” 그녀의 표정을 꿰뚫어 보고 있는 박지환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설마 번복하려는 건 아니지?” “그럴 리가요.” 민서희는 부인하며 이를 악물고 말을 건넸다. “내긴데 졌으면 당연히 승복해야죠. 절대 후회 안 해요. 너무 지나친 요구만 아니면 다 들어줄게요.” “그래.” 박지환은 몸을 숙여 귓속말을 했다. “내 소원은... 나랑 관람차 같이 타주는 거야.” 잘못 들은 줄로 착각한 민서희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관람차? 어렵게 얻어낸 건데 그 소원이 고작 관람차를 같이 타는 거라고? 박지환은 평소대로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네가 곤란할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진동연 집에서 있는 게 편하면 네가 돌아올 때까지 내가 기다릴 거야.” 진조남은 인형을 힘겹게 들고 환호했다. “관람차! 관람차!” 세 사람이 줄을 섰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관람차가 최고봉에 올라가자 민서희의 눈에는 현란한 빛들로 가득 차 온 도시 경치를 관람하고 있었다. 미끄러내려가는 순간 박지환은 그녀의 뒤에 서서 조심스레 머리를 그녀의 목에 비벼댔다. “서희야,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라고 했던 말 뒤에 붙은 말이 더 있었는데 들어줄래?” 민서희는 몸이 뻣뻣해졌고 박지환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지금 내 정신 상태로 널 다치게 할 수 있으니까 네가 잠시 떠나있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야. 네가 돌아오기 전까지 병을 치료하며 기다릴 거야. 그다음에 아이하고 너한테 충분히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줄게.”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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