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장 가만 안 둬
이민준은 다소 실망한 듯 물었다.
“강아지 싫어하세요?”
“아니요......”
민서희는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강아지는 그녀에게 바싹 다가가 손가락을 핥았다.
“보이지 않아서 잘 키울 자신 없어요. 게다가 제 상황이 이런데 그 사람 허락 없이 어떻게 키우겠어요?”
“아, 그걸 염두에 두고 계셨네요.”
이민준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평소에는 제가 돌볼게요. 대표님에게는 일단 화가 내려가시면 다시 알려드리는 거로 하죠. 고작 강아지일 뿐인데 신경 쓰지 않으실 거예요.”
“아니......”
“거절하지 마세요. 사실 이 강아지 이젠 보낼 곳도 없어요. 이웃집 개가 새끼를 낳자마자 죽었거든요. 그래서 그 집 주인이 하는 수 없이 저한테 줬어요. 근데 전 평소에 집도 잘 못 들어가요. 민서희 씨가 싫다고 하면 이 가여운 강아지는 어떡해요?”
그 말에 민서희는 마음이 약해졌다. 강아지는 마치 어미를 찾는 듯 그녀의 손가락을 빨며 끙끙거렸다.
“너도 가족이 없구나?”
그녀는 강아지를 품에 안았다.
자그마한 강아지는 조금도 낯을 가리지 않고 편하게 그녀의 품에 안겼다.
마치 그녀처럼, 분명 엄마가 있는데도 만날 수 없는 것처럼.
“그래요......”
민서희는 강아지를 품에 꼭 안은 채 처음으로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럴게요.”
민서희의 표정에 이민준의 시간은 잠시 멈춘 듯했다. 한참 뒤에야 이민준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 그럼 분유 좀 사 올게요. 강아지 먹이게요.”
“네.”
이민준은 바로 나갔고 민서희는 조심스럽게 담요를 박스에 깔고 강아지를 올려놓았다.
“너 아직 이름도 없지?”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안랑이라고 부르자. 평안한 환경에서 사랑받으며 지내길 바랄게.”
간단한 이름이지만 그녀에게는 사치였다.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다. 민서희는 이민준이 돌아온 줄 알고 박스를 닫고 입구로 걸어갔다.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민서희가 물었다.
“사 왔어요?”
“뭘 사와?”
순간 민서희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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