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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이 꽃은 더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아요

윤서아가 별장으로 들어가면 민서희는 절대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아름다운 윤서아의 두 눈에는 날카로움이 스쳤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말했다. “민서희 씨가 더는 날 해치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난 괜찮아요. 다른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 그 후로 또 사흘이 지났지만 박지환은 별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민서희는 2년 전처럼 큰 거실에서 혼자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나 변한 게 있다면 바로 마음가짐이다. 그녀는 햇살을 원하던 재스민에서 시든 장미가 되어 악취를 풍겼다. “민서희 씨.” 이민준은 입구에서 소파에 앉아 멍하니 앉아있는 민서희 옆을 지켰다. 해가 뜨고 해가 질 때까지, 그녀는 그렇게 하루 종일 그곳에 앉아있었고 이민준은 그런 그녀가 안쓰러워 말을 걸었다. “정원에 꽃이 피었는데 향이 아주 좋더라고요. 꽃향기도 맡을 겸 나가실래요?”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있던 민서희는 그 말에 반응을 보이며 몸을 움직였다. “꽃이 피었어요?” “네, 정말 많아요. 멀리서 봤는데 너무 예뻤어요. 향도 은은하니 아주 좋더라고요.” “그래요?” 민서희는 고개를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 꽃은 예전에 그녀가 직접 심은 것이다. “저 좀 데려다주세요.” 민서희의 미소에 이민준은 잠시 멈칫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더니 살짝 뜨거워진 얼굴을 애써 숨기며 민서희를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 정원에서는 확실히 은은한 꽃향기가 풍겨와 그녀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손을 뻗어 만져보니 기억 속의 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준 씨, 저 삽 좀 가져다주실래요?” “네.” 이민준은 그녀가 왜 삽을 필요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흘 만에 처음 입을 연 그녀를 위해 바로 창고로 달려가 삽을 가져왔다. “민서희 씨, 여기요.” 삽을 넘겨준 뒤에야 이민준은 그녀에게 물었다. “근데 삽은 왜......” 이민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꽃을 더듬던 민서희는 갑자기 삽으로 흙과 꽃 뿌리를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꽃이 쓰러졌다. 그 모습에 이민준은 깜짝 놀라 잠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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