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0장 이거 놔요
“네, 전에는 벙어리여서 눈빛으로만 사람들하고 교감했었어요. 다섯 살이 되기 전까지는 우리 딸이 바보인 줄 알았어요.”
말을 하던 심란연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
“조아 그 계집애가 경계심이 꽤나 깊은 아이인데 그런 일마저 민서희 씨한테 알려준 거예요?”
민서희는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에 심란연 씨가 만월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조아는 여섯 살이니 궁금해서 제가 물어봤던 거예요.”
심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슬픈 자태를 다시 되찾았다.
민서희는 호기심을 내비쳤다.
“조아가 태어날 때부터 벙어리였어요? 아니면?”
심란연이 답했다.
“그랬죠. 그러니 운이 좋다는 거예요. 다시 말할 수 있게 됐잖아요.”
민서희는 미소를 지었으나 입꼬리는 뜻대로 올라가지 않았다.
“진시호 씨가 무슨 기분이었을까요. 그분 성격대로라면 벙어리인 딸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눈치가 빠르시네요. 진시호는 조남을 단 한 번도 반가워한 적이 없어요. 보기만 하면 때리거나 욕설을 퍼부었거든요.”
민서희는 탄식했다.
“진시호 씨가 죽은 게 어쩌면 벌을 받은 셈이죠. 다른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하던데 제 생각은 달라요. 제가 볼 땐 누군가한테 미움을 사서 죽임을 당한 게 아닌가 싶어요.”
쿵.
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져 청량한 소리를 내자 심란연은 다시 집어 들었으나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고 고개를 들어 의젓하게 입을 열었다.
“진시호는 자살이에요.”
민서희는 미소를 지었다.
“저도 자살인 건 알아요. 박지환 씨도 그렇게 알려줬고 동영상도 있는데 그냥 화풀이로 몇 마디 분출한 거예요.”
심란연은 고개를 떨구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앞으로 그런 화풀이 말은 넣어두세요. 남들이 들으면 오해해요.”
“단지 호기심이었을 뿐이에요. 진시호 씨처럼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악한 사람이 자살을 택했다는 게 너무 놀라웠거든요.”
민서희는 탄식하며 고개를 들었다.
“심란연 씨. 혹시 진동연 씨가 손을 쓴 게 아닐까요. 진시호의 약점을 잡고 자살하게 강요한 걸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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