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0장 심란연이 제 발로 찾아왔다

그건 너무 상처가 되는 말이다. 빈영은 우물쭈물하며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민서희는 바로 알아차렸다. “찾아왔던 거죠. 하지만 며칠이 지난 뒤에야 절 찾아오겠다고 한 거죠?” 빈영은 웃음을 짜내어 칭찬을 했다. “민서희 씨, 정말 똑똑하시네요!” 칭찬을 마친 그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민서희가 한 말이 정답이라고 알려주는 것과 다름이 없잖아? 멈칫해 있던 민서희는 미소를 짓더니 눈빛이 씁쓸해졌다. “역시.” 빈영은 서둘러 말을 건넸다. “민서희 씨, 박 대표님은 지금 민서희 씨가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라 조금 진정이 된 다음에 와서 사과를 하려는 거예요.” 민서희는 입꼬리르 치켜올렸다. “빈영 씨, 그 사람 대신에 해명할 필요 없어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가장 잘 알거든요.” “자신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금방 사과를 왔을 사람인데 지금 이 태도는 제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어요.” 호진은만 마주치면 절대로 좋은 일이 없었다. 예전의 박지환은 적어도 그녀의 옆을 꿋꿋이 지켰던 사람인데 이제는 본심을 드러낸 건가? 민서희의 눈빛에 비친 상실감과 슬픔을 눈치챈 빈영은 쩔쩔매고 있었다. “민서희 씨, 그게...” 그는 화제를 돌렸다. “박 대표님이 왔을 때 마침 심란연 씨가 그 장면을 목격했어요. 나한테 민서희 씨가 왜 같이 오지 않은 거냐고 호기심을 가지더라고요.” “심란연 씨가 봤다고요?” 민서희는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그럼 사실대로 대답한 거예요?” “아니요!” 빈영은 가슴을 치며 보장했다. “이토록 비밀스러운 일을 제가 왜 굳이 떠벌리고 다니겠어요...” “말해도 돼요.” 빈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요. 말해도 된다고요.” 그는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뭐라고요? 민서희 씨, 장난이죠?” 민서희는 눈빛을 아래로 떨구고 진지하게 답했다.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그뿐만 아니라 더 비참한 사람으로 낙인시켜줘도 돼요.” 멍해진 빈영은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왜요?” 답을 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