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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장 장청아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예요

박지환이 말을 덧붙였다. “그 여자가 원래 진동연의 첫사랑이었어. 이제는 진시호도 죽었는데 둘이 함께 있는 건 당연한 거잖아. 진동연도 아직 그 여자를 잊지 못했고 말이야.” “아니죠.” 민서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여자가 마음에 있는 거면 장청아는 뭐가 돼요?” “장청아라니?” 박지환은 어리둥절한 눈빛을 띠었다. “누구야? 그 사람이 진동연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민서희는 멈칫했다. “장청아를 까먹었어요?” “내가 기억해야 돼?” 박지환은 이마를 짚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야? 언제 만났었는데?” 민서희는 그의 기억을 되짚어주었다. “안성촌에 있었을 때 당신이 임진 씨로 내 옆에 있으면서 장청아를 소개해 줬잖아요. 기억 안 나요? 진동연의 비서 친구라 여러모로 나한테 도움도 많이 줬었고 당신이 임진이었다는 사실도 청아가 가장 먼저 발견했었어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머리가 텅 비어 있는 박지환은 점차 얼굴이 창백해졌다. “우리한테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 장청아하고도 아는 사이였던 거야?” 민서희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왜 그래요? 정말 기억 안 나요?” “응.” 박지환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답했다. “아무런 기억도 없어.” 민서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위로했다. “장청아하고 자주 연락하지 않아서 그럴 거예요. 함께 만난 적도 별로 없고 기억이 나지 않는 건 정상이니까 기억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그런 거였어? 어쩐지 기억이 안 난다 했어.” 박지환은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었고 민서희는 뭐라 설명이 안 되는 감정이 북받쳤다. 비록 박지환이 장청아와 접촉한 횟수가 적다 한들 그래봤자 반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던 것이다. 반년 시간으로 한 사람을 이토록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건가? 그녀는 침묵에 잠겼고 박지환이 재차 물었다. “그 장청아라는 여자하고 진동연이 무슨 사이였는데?” “무슨 사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그냥 보통의 친구 사이였어요. 근데 청아가 진동연을 엄청 좋아했었거든요. 나는 두 사람이 결실을 맺을 줄 알았어요.” 그것마저도 착각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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