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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장 박지환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다

“나도 많이 아쉬워서 그 사진으로 해놓았던 거야.” 두 사람의 맞장구에 이 일은 순식간에 더없이 정상적으로 변해버렸다. 호진은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더니 가리키는 바가 명확했다. “이 사진을 배경을 한 이유까지 다 알고 민서희 씨는 선배님의 성격을 참 잘 아네요. 선배님이 민서희 씨의 주치의가 돼줘서 너무 다행이에요.” 민서희는 다시 눈빛이 차가워졌고 박지환이 화를 억누르며 물었다. “무슨 사진인데? 나도 한번 구경하고 싶은데?” 서이준은 입꼬리를 올리고 예의 있게 거절했다. “미안하네. 이 휴대폰에는 그 사진이 없어서 보여드릴 수가 없겠네.” 그는 박지환이 그와 민서희 사이에 끼어드는 걸 용납 못한다는 태도였다. 이내 그가 말을 덧붙였다. “박 대표님은 막 남의 사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런 성격은 아니겠지? 전에 서희가 그쪽이 자신을 엄청 믿는다고 자랑도 했었거든. 그러니 아주 오래전에 벌어진 일들로 그닥 신경도 안 쓰겠지?” 눈빛에 어두운 기운이 스치던 박지환은 서이준을 노려보았고 서이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와 눈을 마주쳤다. 허나 그들의 눈빛 교환은 주위로 하여금 강한 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입꼬리를 올리고 있던 호진은은 박지환이 서이준에게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곧이어 박지환은 시선을 거두었다. “하긴 서이준 씨말대로 서희가 예전 일들에 대해 그닥 신경을 안 써서 말이야. 안 그러면 내가 그 사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 리가 없잖아.” 그는 더욱 빈정거렸다. “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내버려두지.” 뭐라고? 호진은은 눈빛을 아래로 떨구는 동시에 믿을 수 없는 당황함을 힘껏 억누르고 있었다. 박지환이 물러섰다고? 본인 성격에 분풀이를 제대로 하고 민서희와 서이준의 과거에 불만을 느껴야 하지 않는 건가? 게다가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정도였어야 되는데... 설마? 호진은은 눈꺼풀을 치켜올리고 민서희를 바라보며 그녀의 반응을 떠보고 있었다. “호진은 씨.” 곧이어 옆에 있던 박지환이 불쑥 말을 건넸다. 호진은은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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