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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장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

이를 악물고 핏줄이 터질 지경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박지환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지만 서이준은 절대 옆에 둬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얼마나 잠에 들어있었던 건지 민서희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눈을 떴고 베란다에 있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눈을 문지르며 몸을 일으켰고 전화를 하고 있는 박지환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전에 그 유명하다는 안과 교수는 지금 어디에 있어? 아무리 연수를 갔다고 해도 돌아올 거 아니야? 이번 수술을 꼭 서이준이 해야 된다는 법은 없어.” “아무튼 바로 연락해. 어떠한 조건을 내걸어서라도 당장 귀국하게 해서 민서희의 수술을 책임지게 만들어.” 민서희는 머릿속이 텅 비어버렸고 박지환은 통화를 마치고 차가운 얼굴로 방에 들어왔다. 그러다 곧 정신을 차린 민서희는 이불을 움켜쥐었다. “이준 씨 대신에 다른 사람을 불러들이게요?” 그 호칭에 짜증이 나버린 박지환은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더 훌륭한 의사를 찾아주려고 그러는 거야.” “더 훌륭한 의사?” 민서희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처음부터 그만큼 훌륭한 사람이 있었으면 서이준한테 연락을 해서 뭐 해요? 당신은 그저 서이준 씨가 내 눈을 치료해주는 게 싫어서 핑계를 대는 것뿐이잖아요.” 박지환은 반박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다 돼도 서이준은 절대 안 돼.” “왜요?” 민서희는 극도로 차가워진 얼굴을 하고 박지환을 노려보았다. 박지환은 얼굴을 돌렸다. “너한테 품은 마음이 단순하지가 않아.” 민서희는 빈정거렸다. “호진은 씨는 단순하고요?” 박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연락을 끊을 셈이야. 앞으로 다시는 안 만나. 너를 제외하고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을 거야.” “늦었어요.” 민서희는 그의 말을 끊었다. “박지환 씨, 서이준 씨가 돌아와서 위기감이라도 느낀 거예요? 이제야 내 기분이 이해가 되는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근데 이제는 당신이 호진은하고 연락하든 말든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 돼버렸어요. 나는 그냥 내 눈을 치료하고 정상인들처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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