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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장 선택을 하게끔 협박하다

그는 결정을 내리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으면 서이준이 대신 굴욕을 당하고 사람들의 놀림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민서희는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하고 평온했다. “괜찮아요.” 그녀는 혼이 나갔다. “출게요.” 이러한 광경을 처음으로 구경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 사이에서 박지환은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잘 생각해, 모든 사람 앞에서 벗어야 하는 건데 괜찮아? 지금 당장 서이준한테 연락하면 그냥 와서 기껏해야 술만 몇 잔 마시면 될 텐데?” 기껏해야... 술만 몇 잔? 민서희는 슬프게 웃었다. 그녀는 더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는 믿지 않을 것이다. 그날 밤에도 박지환은 편애하지 않을 거라며 윤서아에게 사과까지 요구하다가 결과가 어떻게 됐는가? 그날 박지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감옥에서 있었던 일도 다른 사람 짓이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둘 다 윤서아에게 속임수를 당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까지... 근데 그녀는 이젠 잠에서 깨어났다. 편애하지 않는다던 그가 고작 윤서아가 수면제를 먹어서 생사가 오갔다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청소부의 말만 믿고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치욕을 주고 있으니. 박지환, 나중에 진실을 알더라도 눈을 감아 버리고 진심을 받아 들지 않는 너 자신을 탓해. “그만 해요, 출게요.” 어차피 살인범이라는 별명도 있겠다, 얼굴도 잃고 눈도 잃었는데 뭐가 남았다고 자존심을 세워? 그녀의 말에 분노가 치민 박지환은 눈동자가 흔들리고 활활 타오르는 화를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래! 아주 좋아!” 화가 난 그는 크게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네가 자처한 거야, 후회하지 마! 누가 좀 저 여자를 단상에 데려다주세요. 눈이 멀어서 앞이 안 보이니까 혼자 찾게 내버려 두면 시간만 허비하고 귀찮아져요.” 그들은 박지환 앞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앞다투어 아양을 떨며 그 못난이 여자를 단상으로 이끌었다. 순간 조명등이 바뀌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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