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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장 용의자

불야성... 여기에서 거리가 멀지 않으니 1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임가인, 잘 버티고 있어. 민서희는 가는 길 이민준에게 상황설명을 해주었고 이민준은 의아해졌다. “검사 결과라면 기껏해야 이민준이 실수를 한 것뿐이라 처벌만 받으면 끝날 일인데 왜 끌고 간 걸까요?” 민서희는 자신도 모르게 안전대를 움켜쥐었다. “그게 문제예요. 그러니까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게 분명해요.“ 말을 마친 두 사람은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기분이 아니었다. 이민준은 속도를 높여 8분 만에 도착했다. 민서희는 안전대를 풀고 발걸음을 재촉해 이민준하고 같이 불야성으로 들어갔다. 다급히 문을 열었던 민서희는 고요한 분위기에 멈칫했다. 안에 불은 켜져 있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지환은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너무 희미해 누군지도 알 수가 없었다. “임가인, 왜 무릎을 꿇고 있어?” 뒤따라 들어온 이민준은 무릎을 꿇고 있는 임가인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민서희도 곧 정신을 차리고 오른쪽 방향을 훑어봤더니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이 임가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민서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물었다. “임가인 씨? 왜 이러고 있어요? 얼른 일어나요!” 그녀가 손을 내밀어 부축하려고 하자 앞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서희 씨, 이 일은 꽤나 심각해요. 임가인이 지금은 용의자거든요. 그냥 꿇고 있게 내버려두죠.” 억울해하던 기색은 싹 사라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말을 내뱉고 있는 호진은도 여기에 있을 줄 몰랐던 민서희는 눈만 회복됐어도 그녀의 득의양양한 얼굴을 똑똑히 쳐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방금 그녀가 한 말은... 민서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용의자요? 무슨 용의자요?” 호진은은 입을 가렸다. “대표님이 얘기하지 않은 거예요? 그럼 저도 얘기하지 못해요.” 속고 있는 기분이 달갑지 않아 열불이 나고 있는 민서희는 박지환에게 시선을 돌렸다. “박지환 씨, 어떻게 된 건지 알려줄 수 있어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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