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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장 천물을 낭비하는 것이다

보신그룹과 합작하고 있는 수 씨네가 개최한 연회라 박지환은 마땅히 가서 둘러보고 와야 한다. 박지환은 고개를 끄덕거렸고 호진은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수 씨 집안에서 저도 초청을 했는데 박 대표님이 저를 태워주실 수 있을까요?”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리고 차갑게 답했다. “그건 사양할게요. 가는 길이 달라서요.” “가는 길이 다르다니요?” 호진은의 표정이 약간 굳어있었다. “그럴 리가요? 수 씨네 집에 간다면서요?” “연회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 들러서 선물만 주고 올 거예요. 호진은 씨도 설마 연회가 끝날 때 가려는 건 아니죠?” 연회가 거의 끝나갈 때... 이번 연회를 빌어 인맥을 쌓아야 하는 호진은은 당연히 그 시간에 갈 수가 없었다. 아무리 내키지 않는 한이 있어도 호진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님의 덕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 됐네요. 우리 둘이 같이 연회에 참석하면 호씨 집안의 미래가 앞으로 더 번창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녀는 그저 박지환을 이용하는 것뿐 다른 감정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말투로 답했다. 허나 그 설명은 민서희한테 있어서 너무나 빈약하기 그지 없었다. 호진은이 상업 신인인 건 맞지만 호 씨 약업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그녀하고 상업 거래를 하려는 사업자들도 꽤 많을 텐데 굳이 박지환의 이 배를 타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박지환 씨, 부엌에 가서 채소 좀 썰어요.” 박지환은 그녀의 손을 주무른 뒤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리를 떠났다. 호진은은 박지환이 부엌으로 가는 모습을 바라보다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억대의 서류를 서명하는 박 대표님의 저 손을 부엌일이나 시키고 민서희 씨는 참 천물을 낭비하고 있는 거예요.” 민서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물을 마셨다. “아무리 값진 손이라 해도 제 아이의 아빠잖아요. 그러니 제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라면 흔쾌히 나서서 하는 거죠. 호진은 씨는 연애 경험이 적어서 그래요. 나중에 여유가 생겨서 연애를 하게 되면 남의 집안일에 사사건건 관여하진 않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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