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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장 불야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만해!” 잔인한 장면을 더 이상 쳐다볼 수만 없었던 박지환은 앞으로 걸어가 민서희의 손을 붙잡고 이를 악물며 입을 열었다. “궁상떨지 좀 마, 이젠 불쌍한 척하려고 별짓을 다 하는구나, 민소희. 넌 참 지독하기도 하지.” 척? 상황을 지켜보고도 불쌍한 척한다고 생각하다니, 박지환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상처로 파고드는 파편들로 매우 고통스러워하던 민소희는 박지환이 내린 지시를 채 마치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을 흘깃하며 답했다. “정리 마저 하게 손 좀 놓으세요.” “정리하긴 개뿔!” 박지환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 그릇 조각들을 모조리 뒤집었다. 그 후 간병인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손으로 몽땅 청소해, 피를 흘릴 때까지 멈추지 마!” 간병인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 후 박지환은 강제적으로 민소희를 이끌고 상처 치료하러 갔다. 민서희는 끊임없이 허우적거렸고 박지환은 그런 그녀를 의자에 눌러 앉히며 엄포를 놓았다. “구해 준 거 아니니까 헛된 망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네가 피를 흘리다 죽어 버리면 너만을 위해 고심이 준비한 연극들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쉬워서 그래.” 고심히 준비한 연극? 고개를 떨군 민서희는 혈색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무슨 뜻이지? 박지환은 입꼬리를 올렸다. “왜? 두려워?” 민서희는 이를 악물며 답했다. “이만하면 고분고분 말도 잘 듣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발 서이준은 건드리지 않으시면 안 돼요? 제발요, 이렇게 빌게요.” 지금껏 서이준 걱정만 해 댔단 말인가? 혹시 그 사람한테 뭔 일이라도 일어날까 봐? 박지환은 이상하리만큼 가슴이 답답해졌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더니 조각 하나가 그의 손을 뚫고 파고들었다. 아픈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썩소를 지었다. “너 자신조차도 보호를 못 하는 주제에 누구 걱정을 해? 아주 성모 마리아님 납셨지? 네가 그렇게 걱정해 주는 걸 서이준도 알까?” 민서희는 어깨를 들썩하고 입술을 오므렸다. “알아줄 필요 없어요. 내가 빚진 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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