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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장 당신을 어떻게 믿어요

호진은의 목적은 단순하지가 않다. 여론의 수단으로 그하고 묶어둔 건 물론인데다 이제는 민서희의 눈을 고치겠다고 앞장섰으니 그도 방비 태세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민서희 씨의 눈을 제 동료가 치료해주길 원하는 거면 당연히 되죠.” 호진은은 미소를 지으며 빈틈이 없었다.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렸고 과연 곧이어 호진은이 답했다. “그럼 박 대표님이 좀 더 기다리셔야돼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박지환이 따져 묻는 기세로 온몸에 한기를 머금었다. “그쪽 요구만 들어주면 그 안과의사 연락처를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맞죠.” 호진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했다. “연락처는 드릴 수 있죠. 근데 박 대표님이 그 사람한테 민서희 씨 병 치료를 부탁하고 싶은 거라면 상황이 좀 안쓰럽게 됐네요. 그분은 연구소를 떠나 스승님을 찾아갔거든요.” 박지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호진은 씨, 빙빙 돌리지 말고 말을 분명하게 하세요.” “지금은 연락 두절된 상태라는 거예요. 그분이 스승님을 찾아갔다는 건 당분간은 개인 연락처를 전부 끊는다는 얘기예요. 적어도 반년이 지나야 돌아올 수 있고요.” “그때 되면 바로 박 대표님한테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그분한테 민서희 씨 눈치료를 부탁할 거고요. 근데 그때까지 민서희 씨가 기다릴 수는 있나요?” 호진은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묻고는 있으나 입술 언저리에 담담한 미소를 머금었고 박지환은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 박지환이 침묵했다. 반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그는 당장이라도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니 제가 이렇게 과감히 나서서 제 동료 신분을 대신하는 것도 마다하며 민서희 씨 눈을 치료하려고 하는 거죠. 근데 제 능력도 결코 그 사람보다는 약하지 않을 거예요. 박 대표님이 정 원하시지 않는다면 저는 이대로 돌아가서 앞으로 박 대표님하고 연락을 끊겠다고 약속드리죠.” 평온한 호흡만 남은 채 침묵하던 박지환은 한참이 지나 차가운 얼굴로 호진은을 경계했다. “다른 의도가 없다는 걸 제가 어떻게 믿죠?” 호진은은 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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