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은유빈을 데려온 사람은 박성준인데 안시연은 은유빈에게만 감사 인사를 하고 박성준을 완전히 외면해버렸다.
‘양심 없는 여자 같으니라고.’
“콜록...”
박성준의 차가운 시선을 알아챈 은유빈이 헛기침을 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상대방의 신분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은유빈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수님,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제가 바래다 드릴게요.”
조영훈은 자기 대표의 얼굴이 더욱 차가워지는 것을 보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
“사모님,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은씨 가문 도련님을 집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조영훈의 말에 안시연은 뒤늦게 박성준도 옆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은유빈과 너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 탓에 멋모르고 나대고 있었던 것 같다.
“네, 조영훈 씨, 고마워요.”
안시연은 은유빈과 조영훈이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을 지켜본 후 일 처리하러 가려 했다.
이때 박성준의 냉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한테도 감사 인사 안 할 거야?”
‘이전에는 감사 인사를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계약 정신이라며 감사할 필요 없다고 해놓고 왜 갑자기 감사 인사를 하라고 하는 걸까.’
안시연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감사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시연을 절대 보내주지 않을 것 같은 박성준의 태도에 안시연은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요, 박성준 씨.”
박성준은 이 인사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조영훈은 조영훈 씨라고 부르면서 왜 나를 박성준 씨라고 불러?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뭐가 이상한데요?”
안시연의 당연한 듯한 어조에 박성준은 인생 처음으로 왠지 모를 좌절감을 느꼈다.
“됐어, 장모님 곁에 가 있어. 나머지 일은 내가 처리할게.”
“네.”
안시연은 박성준이 또 감사 인사를 듣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마디 했다.
“고마워요, 박성준 씨. 수고하세요.”
‘박성준 씨라니! 내가 조영훈이나 은유빈과 같은 존재인가?’
회의실 안, 회사 법무팀은 병원 관리자와 오랫동안 논쟁 중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회의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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