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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장

머리를 숙이고 팔에 멍이 든 채 벽을 맞대고 똑바로 서 있는 이 세 남학생의 옷에는 커다란 얼룩이 있었다. “김도혁?” 이 세 남학생이 모두 같은 반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된 고진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진혁, 이 사람들은 보호비 받으러 왔어. 빨리 도망가.” 고진혁을 알아본 김도혁은 대뜸 큰소리를 질렀다. 김도혁 등은 처음에는 돈을 주려 하지 않았지만 건달들에게 한바탕 얻어맞고 돈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굴욕스럽게 벌까지 섰다. “흥! 도망가고 싶어?” 명품 운동복을 입은 고진혁을 본 건달들은 그가 틀림없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이런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았다. 앞장선 건달이 눈짓하자 그들은 곧 알아차리고 재빨리 고진혁과 이지아를 둘러섰다. “맞기 싫으면 돈을 내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건달들을 보며 이지아는 쌀쌀하게 웃었다. “내가 내기 싫다면?” 고등학교 근처가 어지러워 이지아는 매일 손을 쓸 기회가 있었다. “싫어? 보아하니 넌 우리 백호 형을 모르나 봐.” 옆에 청바지를 입은 건달이 백호 뒤에서 걸어 나오며 이지아를 매섭게 노려보았으나 이지아를 보자 멍해졌다. “너 소년원에서 나왔어?” 이 건달을 훑어보던 이지아는 이 사람이 뜻밖에도 먼 친척인 이수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혈연관계가 거의 없을 정도로 먼 친척이다 보니 이수혁과 이지아 두 집안은 별로 왕래가 없었다. 몸 주인의 기억을 통해 이수혁이 어릴 때부터 항상 이지아를 괴롭혔고 용돈을 빼앗았지만 오히려 이유영에게는 잘 보이기 위해 온갖 환심을 다 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담담하게 이수혁을 바라보던 이지아의 안색이 더욱 싸늘해졌다. “이지아, 이 녀석과 아는 사이야?” 이수혁과 이지아가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진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지아가 예전처럼 괴롭힘을 받던 어린 소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여전히 이지아가 건달들과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지하세력과 얽혀있는 건달들과 상대하면 이지아가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수혁과 이지아가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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