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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이 글씨... 그 대가님 글씨와 똑같은데?’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그 대가님은 이미 최정상에 서 있는 인물 중 한 분이야.’ ‘이 통통한 소녀와 연관이 있을 리가 없어.’ 진영우는 자조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그 사람의 소식을 오랫동안 듣지 못해서 환각이 생긴 걸지도 몰라.’ “화백님, 저 약 지어 올 게요!” 진시호는 아무런 이상도 눈치채지 못하고 처방전을 받자마자 병실 문을 열고 서둘러 나갔다. 그리고 그가 나가자마자 이석준과 오연주, 그리고 이유영이 병실로 급히 들어왔다. “화백님, 몸은 좀 어떠신가요?” 이석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비록 진영우의 안색이 전보다 확연히 좋아진 것 같아 보였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그래도 혹시나 진영우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될까 걱정이 앞섰다. “좋습니다.” 아마 이지아의 체면을 봐서 그런지 진영우는 이석준과 오연주에게 특별히 까다롭게 굴지 않았다. 그러면서 진영우는 곧바로 이지아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신의님 덕분에 이 몸이 다시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부터 신의님은 제 은인입니다.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주저 말고 얘기하세요!” 그 말이 끝나자 병실 안은 갑자기 정적에 휩싸였다. 이석준과 오연주, 그리고 이유영은 진영우의 말을 듣고 얼떨떨하게 그를 바라봤다. 이 순간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지아가 진짜로 진영우의 병을 고쳤다고?’ 이유영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깊은 의문과 불만이 가득한 눈빛으로 이지아를 바라보았다. 이유영은 이지아가 어떻게 치료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이제 진영우를 구한 이상 그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만약 이지아가 진주대학교의 미술과에 진학하고 싶다면 진영우가 이뤄줄 것이었다. 이유영은 지금까지 이지아를 자신의 발밑에 두고 영원히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존재로 만들고자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지아는 다시금 날개를 달고 높은 하늘로 날아오를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유영은 그저 멍하니 그 광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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