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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유아의 말이 떨어지자, 영어 선생도 걸어와서 칭찬하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소정안 학생, 아주 잘했어. 이렇게 유창한 영어, 정말 오랜만에 들어 봐.” 비록 소정안은 이미 칭찬받는 데 익숙해졌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녀도 쑥스러웠다. “감사합니다. 만약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전 아마 이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을 겁니다.” 소정안은 아주 진지하게 영어 선생을 보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영어 선생도 뿌듯한 표정으로 소정안을 쳐다보았다. “열심히 해. 너한테 아주 기대하고 있어.” “네.” 소정안이 대기실에 들어왔을 때, 설은빈의 얼굴은 거의 사색이었다. 그리고 소정안을 쳐다보는 눈빛이 완전 달라졌다. 전에 자기의 영어 실력이 소정안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Beter의 평가에도 그녀는 여전히 자기와 소정안이 실력이 별 차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소정안의 연설 실력을 들은 설은빈은 그제야 Beter의 말이 이해가 갔다. 자기와 소정안의 차이는 조금이 아니라, 거의 천지 차이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바보처럼 비교했으니. 소정안이 이 대회에 참석하지만 않는다면 자기가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너무 가소롭게 느껴졌다. 소정안의 빛은 덮는다고 해서 감출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졌어, 소정안.” 설은빈은 아주 무기력하게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다 내가 한 짓이야.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래서 너한테 그런 짓을 한 거야. 날 어떻게 처리하든 마음대로 해.” 하지만 소정안 피식 웃었다. 물론 진심이 담긴 웃음이 아니었다. “널 마음대로 처리하라고? 난 단 한 번도 널 처리할 생각 없었어.” 이 말을 들은 설은빈은 자기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을 뜨고 소정안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소정안이 그다음에 한 말은 설은빈을 지옥으로 밀어버렸다. “내 손을 더럽히는 게 싫거든. 그리고 난 직접 움직이는 것보다 남의 손을 빌려서 복수하는 걸 더 좋아해.” 설은빈이 당황했다. “어떻게 할 생각인데? 소정안, 경고하는데 우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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