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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장

설은빈은 불안함 속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그리고 아침의 햇살이 바닥에 드리웠을 때, 누군가 계속 설씨 가문의 문을 두드렸다. “얼른 문 열어.” “돈을 빌렸으면 당연히 갚아야 할 거 아니야? 안에 숨어 있지 말고 얼른 나와!” “얼른 돈 갚으라고!” 설씨 가문의 문 앞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집을 팔아서 간신히 빚을 갚았는데 빚쟁이 다시 집에 찾아오자, 설은빈의 부모는 그제야 설은빈이 고리대를 빌렸다는 걸 알았다. “이런 미친놈!” 설은빈의 아버지는 화가 나서 설은빈의 얼굴을 때렸다. 설은빈의 얼굴이 순간 화끈거리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그녀는 뚝뚝 떨어지는 눈물도 고려할 새 없었다. 왜냐면 그녀는 돈을 빌리기 위해서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렀으니까. 설은빈은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 “아빠,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아빠가 절 도와주지 않는다면, 저 끝이에요.” “나 돈 없어. 네가 저지른 일, 네가 알아서 처리해.” 말을 마친 설은빈의 아버지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설은빈이 얼른 그의 다리를 잡았다. “아빠! 저 정말 방법이 없어서 그래요. 대출하려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여기까지 들은 설은빈의 아버지는 마치 큰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몸이 휘청거렸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기가 아끼면서 키운 딸을 쳐다보았다. “설은빈, 너 정말!” 설은빈은 너무 화가 나서 피를한 모금 토했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빠! 아빠!” 하지만 설은빈이 아무리 불러도 쓰러진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설은빈은 결국 휴학했다. 하지만 학교에는 여전히 그녀에 관한 소문이 끊임없이 돌았다. “들었어? 설씨 가문, 파산했대.” “그뿐만 아니라, 고리대를 빌렸다는 거야. 빚쟁이들이 집까지 쫓아갔는데,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너무 화가 나서 돌아가셨대.” “다 설은빈이 자업자득한 거지. 전에 집에 돈 좀 있다고 얼마나 행패를 부렸는데. 그래서 벌받은 거야.” ……. 설은빈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녀의 일을 씹고 있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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