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형부, 한 번만 봐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반응이 빠른 유정연은 얼른 지천무에게 무릎을 꿇으며 사정했다. “그래요, 형부. 우리가 잘못했어요. 형부의 아량이 넓으신 거, 알아요. 이번 한 번만 봐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유문성도 무릎을 꿇었다. “지천무 씨, 살려주세요.” 양한지도 놀라서 무릎을 꿇으며 사죄했다. “천무야, 우리 다 가족이잖아. 그냥 한 번 봐줘.” 양민영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 사태가 순간 전도되었다. 원래 기고만장하던 사람들은 지금 자기의 목숨이 지천무 손에 잡혀 있어서, 다들 하나 같이 무릎을 꿇으며 자세를 낮추었다. 지천무는 비웃음을 지었다. 그는 눈앞의 이 사람들이 어떤 성격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이번에 넘어간다고 해도 이 사람들은 또 같은 짓을 할 것이다. “형부, 신발이 더러워졌네요. 제가 핥아드릴게요.” 유정연은 이렇게 말하며 바닥에 몸을 엎드렸다. 살 수만 있다면 체면 따위 상관없었다. “이 여자 정말 수치심도 없네. 신발을 핥겠대.” “약자를 괴롭히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원래 죽는 걸 제일 무서워하잖아. 체면 따위가 뭐라고.” 사람들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유정연에게 손가락질했다. 유아린의 마음이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이번만큼은 사정해 주지 않았다. 한 번, 두 번은 괜찮지만, 유정연은 이미 몇 번이고 지천무를 모욕했다. 그렇기에 제대로 교육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꺼져! 다 꺼져!” 지천무는 이 사람들이 너무나도 혐오스러웠다. 만약 이 사람들이 유아린의 가족이 아니었다면, 벌써 죽여버렸을 것이다. 물론 지천무의 인내심도 이미 한계까지 다다랐다. 만약 이 사람들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계속 이런다면 한 번에 처리해 버리는 것도 솔직히 상관없었다. 유씨 가문의 사람들을 쫓아내자, 류해성도 자리를 떴다. 지천무의 신분이 들통날까 봐, 류해성은 지천무에게 너무 깍듯이 대하지 않았다. 다들 지천무랑 류해성의 사이가 깊은 줄 알고, 지천무에게 아부를 떨려고 했는데, 류해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