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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속이는 게 아니라 사실이에요. 방금 혼인 신고 이미 마쳤어요.” 유아린이 말했다. “그걸 우리가 믿을 거라고 생각해?” 나지혜는 그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인내심을 잃은 유아린은 바로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내밀었다. “보세요.” 순간 사람들은 안색이 굳어져 버렸다. 나지혜는 불길한 예감이 떠올라 다급히 서류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거... 진짜다. “너... 너... 어떻게 이런 짓을 벌일 수가 있어.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정체도 모르는 남자와 혼인 신고라니!” 나지혜는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 혼인 신고 서류를 찢어버리려고 했다. 이때 유해산이 다급히 그녀를 말렸다. “찢지 마! 이혼할 때 필요해.” “아린아, 늘 착하던 네가 이번에는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한 거야.” 유운철도 화가 났다. 물론 전에는 지천무에게 손녀딸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제 일로 그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지천무가 이씨, 조씨 가문을 건드린 건 괜찮다 하더라도 흑호당까지 건드린 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흑호당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지천무가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는 절대 불똥이 유씨 가문에 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허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도 시커멓게 변했다. 특히 허성진은 두 눈에서 끝없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나지혜는 화가 나기도 난처하기도 했다. “사돈, 화를 거두세요. 제가 당장 이혼시키겠습니다.” “이혼할 것 뭐 있어요? 이혼하면 재혼이잖아요!” 양미주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러자 나지혜는 억지로 웃으며 그녀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혼인 신고는 오늘 금방 했고요, 우리 아린이 아직 깨끗한 몸이에요.” “아주머니, 전 상관없어요.” 허성진이 쿨하게 말했다. 양미주는 여전히 화를 억제할 수 없었지만 아들의 일편단심에 하는 없이 분노를 억눌렀다. “좋아요. 당장 이혼시키세요. 그렇다면 없었던 일로 하겠어요.” “그럼요, 그럼요.” 나지혜는 다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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