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허가람은 급히 뛰어온 듯 숨이 턱까지 차 있었지만, 마치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행동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타난 뒤로 전우혁의 시선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허가람에게 머물렀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전우혁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전우혁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잠시 당황한 듯 시선을 피했지만 그 반응은 오히려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주호야, 은아 씨에게는 이미 남자 친구가 생겼다니 여기서 끝내는 게 좋지 않을까? 이왕 이렇게 된 거 두 사람을 축복해 주는 게 맞는 것 같아.”
허가람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흥분한 강주호를 토닥였다.
나는 허가람을 차갑게 바라보며 속으로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은아가 이 사람의 여자 친구일 리가 없다고!”
강주호는 이를 악물고 전우혁을 노려보았다.
“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
전우혁은 능글맞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
“강주호 씨, 예쁜 여자 친구도 있으신 분이 욕심도 많으시네요. 쿨하게 은아 씨 정도는 제 여자 친구로 인정하시죠.”
나는 그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허가람이 물주니까 전우혁이 그녀 눈치를 보며 아부하는 건 그렇다 쳐. 하지만 왜 애꿎은 나까지 끌어들여 깎아내리는 거야? 은아 씨 정도라고? 내가 왜 너 같은 별 볼 일 없는 사람한테 하찮게 취급받아야 하지?’
전우혁은 내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 다시 팔을 뻗어 내 어깨에 얹으려 했다.
그의 무례한 행동을 참을 수 없었다. 아니,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
나는 옆으로 몸을 틀어 그의 손길을 피하면서 동시에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우혁은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은아 씨, 지금 저를 때리신 거예요?”
전우혁이 뺨을 어루만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네. 정당방위라고 해두죠.”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제 사진을 유포할 수도 있는데, 무섭지 않아요? 지금 제 바짓가랑이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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