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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우리는 분명 서로 좋아서 시작한 거였잖아. 그런데 왜 강주호만 갑인 연애가 되어버린 걸까? 강주호가 뭔데 함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냐고!’ 카페 안에서 전우혁은 찌푸린 얼굴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바깥 상황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걸려들었군.’ “네가 그런 허영심에 휘둘리는 사람은 아니라는 걸 이제 확실히 알겠어...” 내 물음에 강주호는 내가 마음을 바꾼 줄 알고 얼굴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은아야, 네가 허락만 한다면 졸업하자마자 너랑 결혼할게. 약속할 수 있어!” 그는 떨리는 손끝으로 작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눈이 부신 빛을 품은 다이아몬드 반지가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면서도 무심한 척 옆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전우혁을 곁눈질로 살폈다. “은아야, 나랑 결혼하자.” 강주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는 순간, 전우혁이 들고 있던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서둘러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발걸음이었다. “결혼하자고?” 나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반문했다. “내가 너랑 결혼하면 허가람은 어떻게 되는 거야?” 강주호는 잠깐 멈칫했지만 곧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네가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내가 모든 걸 책임질게.” 나는 그의 뻔뻔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니까 결혼은 결혼대로 하고 허가람이랑도 연애를 계속하겠다는 거야? 정말 완벽한 계획이네.” “그런 뜻이 아니야... 난...” 주변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에 강주호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고 나는 한숨 고르고 이 순간의 분노를 억누르지 않고 말했다. “강주호! 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 조선시대처럼 안방마님 따로 첩실 따로 두고 싶기라도 한 거야?” 이렇게 쏘아붙이면 강주호가 화를 낼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그는 목소리 톤만 높이며 나를 다정하게 바라봤다. “은아야...” 나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경멸을 담아 쏘아붙였다. “왜? 변명이라도 해볼래?” 강주호는 한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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