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누가 시킨 거죠?”
나는 팔짱을 끼고 최대한 여유 있는 척하며 물었다.
“이미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고 자백했잖아요. 우혁 씨의 사과 따윈 필요 없으니까 그 사람이 누군지 밝히세요.”
나의 단호한 태도에 전우혁은 머뭇거리다가 결국 허가람을 가리켰다.
“허가람 씨가 사주했어요... 돈을 주며 보내준 사진을 합성하라고 지시했어요.”
허가람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절박하게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이야! 이봐요! 초면에 이게 무슨 짓이에요! 허위 사실을 날조하지 말아요!”
그녀는 내게 시선을 돌리며 애타게 호소했다.
“은아 씨, 내가 은아 씨한테 미움받고 있다는 건 알아. 그렇지만 왜 이런 식으로까지 나를 몰아세우는 거야...”
나는 기가 막혀서 속으로 비웃었다.
‘내가 너를 모함했다고?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하지만 나는 충분히 자신 있었다. 그래서 전우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전우혁 씨, 지금 허가람 씨는 제가 가람 씨를 모함했다고 주장했어요. 그 말은 곧 전우혁 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겠죠. 만약 허가람 씨를 모함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내가 들고 있던 자료를 살짝 흔들어 보이자, 전우혁의 표정이 일그러졌고, 그는 곧 고개를 번쩍 들며 억울하다는 듯 허가람을 향해 따져 물었다.
“허가람 씨, 이건 당신이 꾸민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나한테 떠넘기겠다고요? 미안하지만 저는 돈 몇 푼에 희생양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 계좌이체 내역을 보여줬다.
“이건 제가 카페에 취직하기 전에 받은 송금 기록입니다. 허가람 씨가 직접 돈을 보내면서 사진합성을 요구했어요.”
나는 그의 휴대폰을 가져가려 손을 뻗었지만 강주호가 누구보다 빠르게 휴대폰을 낚아챘다.
“가람아, 이거 진짜 네가 보낸 돈이야?”
강주호의 눈빛에는 믿기 힘들다는 기색이 가득했고 허가람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왜 그랬어?”
강주호의 목소리에는 실망과 원망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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